[주간 블록체인] 비트코인 2600만원 시대, 기관투자자는 ‘환호’‧대중 반응은 ‘미지근’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이번주 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은 단연 ‘비트코인 2만달러’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16일 오후 10시 30분 쯤 비트코인(BTC) 가격이 역사상 처음으로 2만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정확히 3년 전인 지난 2017년 12월 17일,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2만달러의 벽을 넘지는 못했는데요, 그동안 투기, 사기라는 지적을 받으며 3000달러대까지 추락했지만 2년만에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2만달러 돌파 후 가격은 한 때 소폭 하락했음에도 꾸준히 증가해 현재 2만 38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화로는 2600만원을 넘겼습니다.
상승 요인은 2017년과 지금이 매우 다릅니다. 2017년 말 상승을 견인한 것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였지만, 지금은 기관투자자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은 [주간 블록체인]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
다만 2만 달러를 넘었음에도 대중의 관심은 2017년만큼 뜨겁지는 않아 보입니다. 비트코인 2만달러에 대한 업계의 반응, 그리고 대중의 관심도를 알 수 있는 데이터까지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 다뤄보겠습니다.
◆비트코인 큰 손들, 2만달러에 ‘환호’
비트코인이 2만달러를 돌파한 순간, 가상자산 인플루언서들의 반응도 주목받았습니다. 우선 ‘비트코인 지지자’를 자처했던 인플루언서들은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트윗을 남겼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은 그레이스케일의 CEO인 베리 실버트(Barry Silbert)입니다. 그레이스케일은 이번 상승 랠리를 견인한 대표적인 자산운용사죠.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 상품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그레이스케일이 매수한 비트코인 규모도 불어났고, 이게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실버트 CEO는 “비트코인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오늘 트위터의 분위기는 매우 짜증날 것”이라며 “이제 1조달러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4200억달러를 넘은 것과 관련, 시가총액이 1조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죠. 포브스 등 외신들도 최근 ‘비트코인이 1조달러 자산이 될 것인지’에 관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는 비트코인이 ‘가치저장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일러 CEO의 최근 행보는 ‘비트코인에 기업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올 3분기에만 4억 2500만달러(약 4643억원)치 비트코인을 매수한 뒤, 이달 초에는 5000만달러치를 추가로 매수하는 등 현금 보유분을 모조리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죠.
2만달러를 돌파한 직후 세일러 CEO는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는 트윗을 남겼습니다. 또 “비트코인은 사이버 공간의 은행”이라며 “자체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없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은 안전한 저축 수단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쓰일 만큼 안전자산이라는 주장입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펑쟈오(Changpeng Zhao) CEO는 이 같은 세일러 CEO의 트윗을 리트윗했습니다.
쟈오 CEO도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의견을 밝힌 적이 있는데요, 그는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 위기가 가속화되면 IMF 같은 기관들이 구제 금융을 제공하게 될텐데, 구제 금융은 결국 더 큰 인플레이션을 낳는다”며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며 그 자산이 비트코인이고, 그로 인해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가격 상승요인이 ‘기관투자자’인 이유
베리 실버드 CEO나, 마이클 세일러 CEO처럼 기관투자자들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건 당연합니다. 그에 비해 대중의 관심은 2017년 때처럼 뜨겁지는 않아 보입니다.
대중의 관심이 높지 않은 배경을 보려면 우선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요인을 다시 짚어봐야겠죠. 앞서 언급했듯 이번 상승 랠리의 가장 큰 요인은 기관투자자입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선호도는 디지털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 상품 ‘GBTC’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신탁 상품의 고객 중 84%가 기관투자자이기 때문인데요, GBTC의 운용 자산 규모는 올해 꾸준히 증가해왔고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했습니다.
이에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보유량과 비트코인 가격의 추이를 함께 볼 수 있는 차트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레이스케일 GBTC의 성장을 통해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외거래 시장에서 GBTC를 거래할 때 원래 가격에 붙는 ‘프리미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GBTC를 매입한 기관투자자에게는 의무 보유기간 6개월이 있습니다. 6개월이 지나면 장외거래를 통해 보유분을 판매할 수 있는데요, 장외거래 시장에서 GBTC를 사는 투자자는 의무 보유기간 없이 GBTC를 살 수 있겠죠. 그래서 의무 보유기간이 없는 대신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GBTC를 사들입니다. 훗날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현재의 프리미엄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이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 GBTC 프리미엄은 20%대였지만 이달 초에는 35%까지 올랐습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조셉 영(Joseph Young)은 “12월 3일 GBTC에 붙은 프리미엄이 30%를 웃돌았다”며 “이는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의 수요가 높아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만달러 돌파에도 대중은 ‘아직’
기관의 수요가 불러들인 상승 랠리이다보니, 대중의 관심은 2017년만큼 높지 않습니다. 대중의 관심도를 알아볼 수 있는 건 위키피디아 조회수와 구글 검색량입니다.
위키피디아 ‘비트코인’ 페이지 조회수는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를 돌파한 17일(세계협정시 기준) 전날보다 2배 이상 뛰었습니다. 16일은 7848이었지만 17일은 1만 3679를 기록했죠.
2배 이상 뛰었지만 2017년에 비하면 매우 낮습니다. 2017년 12월에는 비트코인 페이지 조회수가 3만 이하로 떨어진 날이 하루 뿐입니다. 대부분 매일 5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고, 비트코인 가격이 고공행진하던 2017년 12월 7일에는 13만 뷰를 돌파했죠.
대중의 관심도가 높지 않은데도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투자자 다수가 기관투자자와 장기 개인 투자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에 대해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다만 가격이 2만 달러를 넘었는데도 예전처럼 대중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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