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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21 금융IT 혁신③] 일상화된 클라우드, 내년 금융권 전반 확산

이상일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12월8월~11일까지 4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2021년 전망, 금융IT 혁신(Innovation)’컨퍼런스에 앞서 주요 주제별로 2020년 금융산업 IT과제를 5회로 나눠 게재합니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21년은 금융권 클라우드 시스템의 일상적이면서 전면적 도입이 일어날 것 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턴 개인 신용정보 등 중요정보까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금융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적용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클라우드 활용을 위한 다양한 규제정책 완화에 나서면서 계정계 등 핵심 시스템에서의 클라우드 구축까지 타진해오던 금융사들은 2020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실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표면화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장기화된 재택근무, 분산근무, 유연근무 등의 업무 프로세스 변화에 따라 클라우드 활용에 있어 장애물로 지적되던 ‘망분리’와 원격접속에 대한 규제 또한 풀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업무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간다는 것은 정설이다. 문제는 비용과 보안인데 비용은 경영 판단으로 갈 문제고 보안에 있어선 금융사 보안부서가 클라우드로 이행하기 위한 보안수칙을 선제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계정계까지 전환되는 클라우드=실제 올해 대형 차세대시스템 사업으로 주목받던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 구축에는 계정계 코어 시스템을 IaaS 클라우드로, 계정계 DBMS는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개발하는 도전에 나선다.

차세대시스템 ‘더 케이 프로젝트’에 나선 KB국민은행도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IT인프라 강화 프로젝트를 올해 초 마무리했다.

이우열 KB국민은행 부행장은 “10년 뒤의 미래를 상정하고 기술과 고객의 요구사항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반영한 IT인프라 프로젝트다. 계정계를 메인프레임으로 정보계, 채널계를 클라우드로 바꾸고 클라우드 환경 아래서 AI, 데이터분석, 블록체인기술을 서비스 개발에 반영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경우, 2024년까지 그룹 공동 클라우드 구축을 완료하고, 2025년 이후에는 전 영역 클라우드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밖에 MS 팀즈와 시스코의 웹엑스 등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도입을 통해 비대면 업무협업 체계도 갖춰나가고 있다.

신영증권도 KT, KT DS와 주요 금융거래 시스템 전체를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증권업계에서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면 도입하는 건 신영증권이 최초다. 신영증권 클라우드 전환 사업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고객이 접속하는 주요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보험사 가운데선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 등이 합작설립한 인터넷 전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이 국내 금융사로는 처음으로 전사 IT 시스템을 MS 애저 퍼블릭 클라우드 상에서 구축해 주목을 받았다.

이어 기존 보험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교보생명은 최근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등에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클라우드 관리 기업(MSP)인 메가존클라우드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앞서 한화생명도 네이버클라우드, AWS, 삼성SDS 등과 함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으로 핵심업무시스템을 전환하고 있다.

◆업무 프로세스에도 변화=클라우드 전환은 금융사의 IT인프라 체계를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업무 형태, 그리고 프로세스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아직은 전산센터 망분리 등 개선돼야 할 이슈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망분리까지 완화, 또는 금융사의 책임을 강조하는 수준에서의 폐지까지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 은행의 CISO는 “모바일로 모든 업무가 처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망분리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는 것이 맞다. 보안입장에선 망분리가 효율적이기 때문에 두고 보자는 입장이지만 현재 은행들이 전 직원에 모바일 디바이스를 지급하고 있고 향후 은행 직원들도 영업점을 벗어나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나 영업하는 시대가 온다. 이들에게 전표 주고 영업하라 할 순 없다. 결국 모바일을 줄 수밖에 없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올 초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사의 재택근무 수요가 늘어나자 한시적이었던 외부에서의 금융단말 접속을 상시적으로 해제했다. 전산센터에서 외부 금융단말 접속은 여전히 막혀있지만 적어도 업무를 위한 외부 접속의 통로를 열어준 셈이다. 이는 금융사들이 재택근무를 위한 가상데스크톱(VDI) 시스템 구축을 촉진하고 있다.

클라우드 전환의 초기 단계인 VDI가 이제 일상 업무에 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소프트웨어서비스(SaaS) 전환도 금융사의 업무 프로세스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금융사를 제외하고 제조, 유통 등 전 분야에서 클라우드 도입 속도는 보다 빠른 상황이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SW벤더 역시 클라우드 전환에 맞춰 기존 구축형 SW를 클라우드 기반의 SaaS로 전환하고 있다.

SaaS는 현업에서 필요에 의해 빠르게 도입하고 적용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금융권에선 망분리 등 제약 탓에 활발한 도입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시각화 솔루션 등 일부 현업에서 데이터 분석 및 리포팅 영역에 SaaS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오픈소스 기반의 리눅스 시스템으로 빅데이터 분석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시중 대형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개인 인터넷뱅킹 시스템에 HCI(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 기반의 리눅스 OS를 적용하고 이후 고객관리솔루션, 콜센터 등의 시스템도 U2L(유닉스->리눅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근간을 마련한 셈이다.

클라우드 전환은 IT업계의 데이터센터 신축과 IT아웃소싱 방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험권을 대상으로 IT운영을 위한 장기 아웃소싱이 클라우드와 결합해 클라우드 아웃소싱으로 진화하고 있다.

보험권의 경우 은행과 같이 계정계 시스템과 같은 미션 크리티컬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클라우드 전환에 보다 개방적이다. 특히 IFRS 적용으로 자본금 확충 및 비용절감이 우선이 된 상황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신규 IT장비 구매 없이 IT인프라 운영의 효율성을 꾀하려 하고 있기도 하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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