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퀄컴서밋] 中이 사랑하는 숫자 ‘8’…퀄컴, 신제품 ‘스냅드래곤888’로 정한 이유는?

윤상호
- 퀄컴, 875 대신 888 중국 제조사 및 소비자 공략 확대
- 미중 갈등, 스냅드래곤888 마케팅 변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퀄컴이 신제품 ‘스냅드래곤888’을 공개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원칩 플랫폼이다. 2021년 1분기 상용화 예정이다.

2일(태평양표준시 기준) 퀄컴은 ‘퀄컴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디지털 2020’을 개최했다. 매년 미국에서 진행해 온 행사를 온라인으로 옮겼다. 1일과 2일 양일간 열린다.

퀄컴은 이 행사에서 스냅드래곤888을 발표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통신칩을 1개 시스템온칩(SoC)로 만들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이용한다. 5나노 공정이다.

스냅드래곤8 시리즈는 퀄컴의 최상위 5G 칩셋이다. 스냅드래곤8 시리즈는 865 855 845 등 십단위 숫자를 하나씩 올려 성능 상향을 표기했다. 이번 제품은 875로 명명할 차례. 하지만 875 대신 888로 브랜드를 정했다.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 수석부사장 및 모바일부문본부장은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 중 가장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의미에서 888로 정했다”라며 “고객사도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도 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퀄컴이 중국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8은 중국이 선호하는 숫자기 때문이다. 재력을 의미하는 단어와 발음이 유사해서다. 알리바바 등 중국 업체 대부분 사업과 숫자 8을 연계한다.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애플을 제외하고는 중국 업체가 지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보유했다. 엑시노스와 A 시리즈다. 이들과 스마트폰 3강을 형성했던 화웨이도 자체 AP를 활용했다. 하지만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입지가 흔들리는 중. 다른 중국 업체가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들은 퀄컴 미디어텍 등의 AP와 통신칩을 이용한다. 퀄컴은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대신 다른 업체가 성장하는 편이 스냅드래곤 판매 증대에 유리하다.

또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3억7390만대다. 전체 시장 중 26.6%다. 5G 보급율도 가장 빠르다. 중국 소비자는 8이 들어간 제품 구매에 적극적이다. 스냅드래곤888은 8이 3개나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88의 노림수는 이들이다. 중국 제조사도 중국 소비자도 타깃이다. 성능과 심리적 마케팅 두 마리 토끼를 겨냥했다. ‘프리미엄폰=스냅드래곤888’이다.

한편 퀄컴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중국 갈등이 변수다. 중국은 애플이 힘을 못 쓰는 몇 안 되는 시장이다. 애플의 중국 점유율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 업체라서다. 스냅드래곤888을 드러내려면 퀄컴을 드러내야 한다. 퀄컴은 미국 기업이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등이 이 지점을 노리고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