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애플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BOE는 지난해 애플로부터 OLED 패널 공급사 지위를 획득했으나 애플의 승인 절차를 넘어서지 못해 수차례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전략을 바꿨다. 당초 애플 전용 팹으로 구축한 B11(멘양)이 아닌 B7(청두)으로 도전에 나섰다. B7은 화웨이 등 업체 패널을 납품하는 라인이다. B11 대비 수율이 3~4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애플이 제시한 기준을 충족 못 했고 공급망 진입에 재차 실패했다.
이번 결과로 BOE는 애플이 내년 출시할 ‘아이폰13’ 시리즈 초도물량 납품이 잠정 무산됐다. 기존대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체제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양사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BOE는 2021년 애플의 문을 다시 두드릴 예정이다. 상반기 내 테스트와 결과 발표가 이뤄진다. 내년 물량 확보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최대 고객사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BOE는 애플과의 거래를 트는 것에 사활을 걸었다.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 일부에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적용할 방침이다. 전력 효율이 높은 기술이다. 터치스크린 패널(TSP)을 안으로 넣는 ‘터치일체형’ 기술도 확대 적용한다. 패널 제작 난도가 높아진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도 상당 부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BOE는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관계자는 “멀티 벤더를 추구하는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쓰고 BOE와도 거래를 추진 중이지만 품질 및 수율이 기대 이하인 것으로 전해진다”면서 “LG디스플레이의 공급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BOE는 LG전자가 내년 상반기 출시할 돌돌 마는(Rollalbe, 롤러블) 스마트폰의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국내 특허청과 유럽 특허청(EUIPO)에 각각 ‘LG 롤러블’ ‘LG Rollable’이라는 이름으로 상표를 출원하면서 출시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해당 제품은 이미 시제품이 생산됐고 막바지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앞서 LG전자는 원가절감 차원에서 윙은 물론 ‘V60’ ‘벨벳’ 등에도 BOE 패널을 활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