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애플 공급망 진입에 성공했다. 제한적이지만 거래를 텄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동안 아이폰 패널을 전담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의 리퍼비시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일부를 BOE가 담당하게 됐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아이폰12미니(5.4인치) ▲아이폰12(6.1인치) ▲아이폰12프로(6.1인치) ▲아이폰12프로맥스(6.7인치)로 구성된다. 4종 모두 OLED를 채택했다. LG디스플레이는 6.1인치 패널 일부를 나머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일반 생산물량을 납품한다.
BOE는 지난해 애플로부터 OLED 패널 공급사 지위를 획득했다. 하지만 그동안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아이폰12 역시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초도물량 공급에 실패했다. 리퍼비시용 OLED진입은 애플 전용 팹으로 구축한 B11(멘양)이 아닌 B7(청두)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한 승부수가 성공했다. B7은 화웨이 등 중국 업체용을 만들었던 곳이다. B11 대비 수율이 3~4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 업계관계자는 “BOE가 처음으로 아이폰용 OLED를 제공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내년 출시될 아이폰13에 패널을 공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BOE의 애플 공급망 진입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게는 악재다. 애플 차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납품 경쟁이 불가피하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LG디스플레이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고객사 구성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외에도 대형 고객사가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외에 대형 고객사가 없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각각 2억9510만대와 2920만대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를 주로 쓴다. LG전자는 BOE 비중도 높다. 변수 역할을 했던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생존이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