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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조선시대 군량미 보관터에 KT 용산IDC, 디지털 ‘쌀’ 심장부로 변신

백지영
-KT 13번째 데이터센터, 디지털 전환 트렌드 맞춘 서울 최대 규모
-AI 접목한 네트워크 연결성·친환경 강점, PUE 1.4 이하 운영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까지 해주는 차세대 사업 진행 중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서울 용산구 6호선 효창공원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KT 용산 데이터센터(IDC). 기존 KT 원효국사를 최첨단 데이터센터로 변신시켰다.

정식명칭은 ‘KT DX(디지털 혁신) IDC’다. 지난 4일 개관해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KT의 13번째 데이터센터인 용산IDC는 연면적 4만8000㎡에 지상 7층, 지하 6층 규모다. 총 8개 서버실에서 10만대 이상 서버 운영이 가능한 서울권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다. 현재로선 서울 지역에서 용산IDC가 가장 크다. 국내에서 가장 큰 데이터센터는 LG유플러스의 평촌 메가센터로 알려져 있다.

11일 방문한 용산IDC 앞은 다양한 장비가 드나들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IDC 앞에 위치한 ‘ 군자감 강감터’라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태조4년(1395년)부터 광무2년(1898년)까지 전국의 군량미를 보관하던 장소다. 122년 후 4차산업혁명시대의 ‘쌀’이라는 데이터가 저장되는 IDC가 된 것을 보면 묘한 기시감이 든다.
이번에 개소한 용산IDC는 인공지능(AI)을 통한 자동화 운영을 구현해 좀 더 빠른 연결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단일 회선으로 100Gbps 속도를 제공하며, ‘원(One) IDC)’ 구조로 수도권에 위치한 KT의 다른 IDC(용산, 목동, 강남, 분당)를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IDC 형태로 구성했다. 최대 네트워크 경로도 8개로 다원화했다.

데이터센터 간 테라급(Tbps)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하나의 IDC에서 갑작스럽게 대용량 트래픽이나 장애가 발생해도 인접 IDC를 경유해 백본망에 접속할 수 있다. 안정적인 운영이 강점이다.

특히 초연결 교환(HCX) 서비스를 통해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을 비롯한 국내외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에 직접 연결이 가능하다. 때문에 용산IDC 상면의 절반 이상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활용할 예정이다. 이미 70% 선예약이 완료됐다.
이밖에 빌트업 항온기, 모듈형 무정전 전원장치(UPS), 플러그인 방식의 배선통 등 건물 내장(빌트인) 방식의 인프라, 저집적 존(4㎾급)에서 고집적 존(15㎾급)까지 선택해 원하는 인프라 구성도 가능하다.

국내 최초로 용산과 마포 변전소를 이원화한 154㎸ 대용량 수전전압을 갖춰 장애 시 즉시 대응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냉수식 항온기와 프리쿨링과 함께 냉각팬, 인버터 방식의 고효율 설비를 갖춰 전력 비용을 기존 대비 20% 이상 절감했다. 향후 태양열과 수소연료전지도 도입할 예정이다. 터빈비상발전기를 통해 정전 시에도 48시간 동안 전력이 공급된다.
이날 용산IDC에서 만난 KT 클라우드/DX사업단장 윤동식 전무는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뉴딜 가운데 데이터가 모이는 ‘디지털 댐’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곳도 바로 IDC”라고 강조했다.
KT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 사업자다. 지난 1999년 서울 혜화에 첫 데이터센터를 연 이후, 2001년 분당IDC를 시작으로 강남, 목동, 여의도, 부산, 대구, 이번 용산까지 전국에 13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강남IDC는 게임사, 여의도는 금융, 목동은 엔터프라이즈 및 글로벌 사업자를 타깃으로 했다. 이밖에 충남 천안과 미국 LA 등 국내외 5곳은 KT의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로 운영된다.

KT에 따르면, IDC 및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연평균 18% 증가해 지난해 35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선 IDC 사업이 포함된 B2B AI/DX 매출이 17% 증가하면서 기여도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KT 윤동식 전무
KT 윤동식 전무
KT는 이번에 개소한 용산IDC를 기점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윤 전무는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해선 강력한 네트워크망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장애 없이 운영하는 노하우가 중요하다”며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KT 데이터센터의 서비스 수준(SLA)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에 따라 KT는 데이터센터의 플랫폼화를 통해 AI와 빅데이터를 통한 운영 노하우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특히 KT가 강점을 갖고 있는 데이터센터 부지확보부터 자본조달, 설계·구축, 운영까지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 한 곳이 KT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곧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효율(PUE, 1에 가까울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도 글로벌 톱 수준인 1.2 이하로 예상된다. 용산IDC의 경우 1.4 PUE 밑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윤 전무는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와 자본조달까지는 쉽게 할 수 있지만, IDC 설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설·사업 운영에선 대부분 난간에 부딪힌다”며 “KT는 그동안 노하우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설계와 구축을 해주는 D&B(디자인&빌드)부터 운영까지 맡아서 해주는 DBO(D&B+Operation)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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