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탐구 / KT 클라우드④] 클라우드 전용센터 운영은 어떻게?… KT 천안CDC 방문기
- [집중탐구/ KT, 클라우드 서비스 4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KT의 TV 광고에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등장한다. 생소한 광경이지만 그만큼 데이터센터는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
충남 목천의 KT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이미 많은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여전히 방문자가 넘친다.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 목천IC로 빠지고서도 한참을 달렸다. 그 사이에 논과 밭, 주유소, 공장, 시골집 등을 지나쳤다. 네비게이션 없이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보안상(?) 입지는 더 좋은 듯 보였다.
KT의 천안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를 찾았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에도 이미 기업과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많은 방문객들이 다녀갔다. 해외에서의 방문도 많다. 관제실 안에 걸려있는 화이트보드에는 외부관람객들의 방문 일정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기자를 반갑게 맞아준 KT 천안 CDC 엔지니어링팀 정재식 차장<사진>은 “이곳은 국내 최초의 고집적 데이터센터로 친환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2명의 KT인력과 10여명의 KTDS 인력이 4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당초 계획은 자동화 및 원격조정을 통한 무인 센터 개념이었으나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 요건 상 인력이 상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곳보다는 현저히 적은 숫자다. 이는 목동의 KT 데이터센터에서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다 있다시피 천안 CDC는 지난 1998년 KT가 저궤도 위성사업을 위해 구축한 곳이지만, 사업 중단으로 방치돼 있었다. 그러다가 클라우드 추진본부에서는 위성센터를 리모델링하면서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로 탈바꿈이 됐다.
당초 KT는 오창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을 검토했었으나, 기존 위성센터를 활용해 단 40억원의 비용으로 센터를 준공할수 있었다.
정 차장은 “이곳의 부지는 무려 3만 2000평에 이르며, 건물 면적은 840평”이라며 “이중 서버실은 2개로 나눠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는 120평의 공간만 사용하고 있다”며 “조만간 120평 규모의 서버실을 추가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규모 자체는 크지 않으나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에서 이같은 규모의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5배의 면적이 더 필요하다.
즉, KT는 범용 하드웨어 사양을 표준화시킴으로써 랙(Rack)당 서버 집적률을 높였고, 이는 보통의 데이터센터보다 4~5배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가상화 솔루션도 적용함에 따라 가능했던 것이다. 현재의 천안 CDC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상머신(VM)수만 1200개가 넘는다.
실제 서버실에 들어가보니 랙마다 빽빽하게 서버와 디스크가 꽂혀 있었다. 현재 운영 중인 랙의 개수는 90여개에 이른다, 1개의 랙에는 16개의 서버와 96개의 디스크가 탑재돼 있다. 디스크 하나의 용량은 2테라바이트(TB). 즉 1개의 랙에서는 192TB의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현재 구축되 시스템은 3만 6000개의 VM을 돌릴 수 있는 규모로, 향후 이는 10만 VM까지 운영될 수 있도록 늘릴 예정이라고 정 차장은 설명했다.
모든 시스템에 올레 KT라는 로고가 붙어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이는 KT가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을 통해 이를 입맛에 맞도록 제조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KT 클라우드 서비스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천안 CDC는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일반 데이터센터에 비해 다른 점들이 있다. 이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국내 데이터센터로는 최초로 시도된 컨테인먼트 시스템이다. 해외 데이터센터에는 흔한 방식이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다.
이는 서버에서 나오는 더운 공기와 이를 식히기 위한 찬공기가 섞이지 않도록 해 냉방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원리다. 뜨거운 공기가 나오는 서버 뒷면을 아예 차단하기 위해 KT가 자체 제작한 플라스틱 소재를 천장까지 연결하는 식이다. 앞뒤로는 유리문을 달아 출입이 가능하게 했다.
고집적 시스템으로 구성된 천안 CDC는 발열이 일반적인 데이터센터보다 3~4배나 높다. 때문에 냉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강구한 것이다.
두 번째로 특이한 점은 일명 '워터 스토리지(Water storage)'라 부르는 버퍼탱크다. 현재 목천 CDC는 차가운 물로 냉각을 하는 방식인 ‘수냉식’으로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힌다. 그런데 만약 정전이 될 경우에는 냉각기가 멈추게 되고, 서버 발열은 점차 심해져 이는 시스템 장애로 이어진다.
그런데 약 5~6분 정도를 냉각을 시킬 수 있는 크기의 물탱크 2개(버퍼탱크)를 구비해, 정전으로 인한 일시적인 장애는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버퍼탱크에는 항상 10톤 정도의 물이 7도씨 온도로 저장돼 있다. 정전이 되면 이 버퍼탱크의 물을 냉수공급관으로 보내, 서버 냉각에 쓰이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특이한 점은 1톤 무게를 견딜 수 있는 랙 받침대다. 랙 자체가 고집적 시스템이다보니 이를 지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KT가 고안한 것이다. 또한 이는 땅까지 박혀있어 지진에도 흔들림이 없게 했다.
실제 일본 소프트뱅크 임원들이 김해 데이터센터 구축 논의를 위해 천안 CDC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이러한 세심한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소프트뱅크 측은 일본 기업들의 재해복구를 위해 김해에 설립될 데이터센터에도 이러한 시스템을 똑같이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이중마루와 이중천정 깊이가 다른 데이터센터에 비해 높게 구성된 것도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이중마루와 천정의 높이는 50~60센치(Cm)인데에 비해 천안 CDC는 이보다 깊은 90Cm다. 이는 고집적 랙의 발열량에 충분한 풍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정 차장은 설명했다.
기자가 데이터세터를 둘러보는 동안에도 센터 내 곳곳에 배치된 카메라가 끊임없이 기자를 쫓았다. 정 차장은 “지능형 추적 카메라라서 움직임이 감지될 때까지 계속 작동한다”며 “지금 누군가가 우리를 보고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한편 천안 CDC는 ‘그린 데이터센터’를 표방한 만큼, 향후 바깥의 찬공기를 냉각에 이용하는 외기도입 및 태양열 전기설비도 갖출 계획이다. 이미 건물 전체는 물론 외부등까지 LED 전등을 설치해 전력을 절감하고 있다.
관제실 전광판의 FMS(Facility Management System)에는 실시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수치까지 표시돼 있을 정도였다.
정 차장은 “내년에 오시면, 아마 현재 건물과 똑같은 건물이 옆에 하나 더 지어져 있을 것”이라며 기자를 배웅했다.
<천안=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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