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이노텍이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중단한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분야 정리 차원이다. 정철동 사장 부임 이후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이 단행되고 있다.
28일 LG이노텍은 오는 12월까지만 LED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량용 모듈 사업만 유지한다.
이번 결정은 ‘수익성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됐다. LG이노텍은 3~4년 전부터 LED 사업 몸집을 줄여왔다. 관련 직원은 지난해 600명에서 올해 300명으로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이 과정에서 희망퇴직, 사업부 전환 등이 이뤄졌다.
조명용 LED, 백라이트유닛(BLU) 등이 공급 과잉 및 시장 축소로 수익성이 하락한 탓이다. 국내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 업체들에 밀렸고 중국 업체가 저가 공세를 펼쳤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한 이유다.
LG이노텍은 “수익성과 성장성 등 여러 측면에서 LED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고부가 제품인 차량용 조명 모듈에 역량을 집중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적자 사업 정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도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LG이노텍은 광주 공장에서 모듈을, 파주 공장에서 칩과 패키지 등을 생산했다. 광주 공장은 그대로 운영되고 파주 공장은 건물 및 설비 매각 등 처분 방법을 검토 중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밀고 있는 차량용 LED 모듈은 지속 판매한다. 칩과 패키지는 다른 업체로부터 조달하고 자체 반사 기술 등이 적용된 모듈 제작은 직접 한다.
LED 사업 종료는 정 사장의 ‘적자 사업 정리’ 기조와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2018년 말부터 LG이노텍을 이끌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있다.
지난해 고밀도 회로기판(HDI) 사업이 부진하자 HDI를 생산하던 청주공장의 인력 및 생산 자원은 반도체 기판 사업으로 전환했다. 스마트폰용 무선충전 사업과 전자가격표시기(ESL) 등을 정리하기도 했다. 올해는 냉장고 등에 들어가는 열전모듈 사업을 철수했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반도체기판, 전장부품 등 주력 사업 강화에 나선다. 잘 되는 사업을 확장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신사업도 준비 중이다. 지난 14일 발표한 ‘고효율 페라이트’ 개발이 한 예다.
최근 정 사장은 LG이노텍 임직원에 오는 2025년 영업이익 1조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까지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하는 분위기다.
한편 LG이노텍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2298억원과 894억원으로 집계했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44.8% 증가 전년동기대비 8.8% 감소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08.2% 늘었지만 전년동기대비 52.1%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