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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 유튜브 대항마로”…선 긋는 토종 OTT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웨이브가 넷플릭스 대항마를 자처했다면, 카카오톡TV는 유튜브 대항마가 될 수 있다.”(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

“나중에 카카오TV가 웨이브와 같은 구독 형태의 주문형비디오(SVOD)를 어떤 형태로 론칭할지 지켜봐야 한다.”(박태훈 왓챠 대표)

넷플릭스와 경쟁하기도 바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카카오TV 등 뉴플레이어의 등장으로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토종 OTT’를 앞세워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렸지만 아직은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투자 확대로 가시적인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방송영상콘텐츠마켓(BCWW) 2020’이 열린 가운데, ‘OTT 시장의 경쟁 지형과 국내 사업자의 도전 과제’를 주제로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과 박태훈 왓챠 대표가 토론에 나섰다. 좌장은 조영신 SK브로드밴드 BANC장이 맡았다.

그동안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대형 플랫폼에 웨이브·티빙 등 토종 플랫폼이 맞서는 구도로 흘러왔다. 하지만 국내 시장 안에서도 최근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TV’가 프리미엄 숏폼 콘텐츠 경쟁력을 내걸어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희주 실장은 “카카오TV가 웨이브와 경쟁관계가 아니라고 할 순 없지만, 웨이브가 넷플릭스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다면 카카오TV는 유튜브 대항마로 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웨이브는 넷플릭스만 바라보고 갈 수 있지만 크게 보면 유튜브가 한국 미디어 판을 흔들고 있다. 카카오TV가 토종 대항마로서 충분히 성장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박태훈 대표는 “카카오TV는 카카오톡 플랫폼 안에 숏·미드폼 콘텐츠를 광고 기반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이라면서 “카카오톡 플랫폼 자체가 트래픽이 많으니 광고 판매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추후 카카오TV의 SVOD 전환 가능성을 예측했다.

박 대표는 “지금은 카카오TV가 광고 형태의 주문형비디오(AVOD)로 유튜브를 겨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보다는 미디어 커머스 사업을 위한 발판을 까는 시도로 보여진다”면서 “카카오TV도 웨이브처럼 구독 형태의 주문형비디오(SVOD)를 고려 안했을 리 없는데, 이후 카카오가 어떤 형태로 SVOD를 론칭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국내 OTT들이 경쟁 타겟을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으로 잡고 있지만 막상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올해 초 코로나19발 언택트 국면에서도 넷플릭스와 비교해 성장세가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웨이브와 왓챠는 다만 올해 하반기 투자 확대로 성장 모멘텀을 기대하고 있다.

이희주 실장은 “웨이브는 작년 9월 출범했고 시간적 문제를 봤을 때 올해 콘텐츠 투자 계획이 상반기보다 주로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면서 “최근 ‘노멀피플’ ‘갱스오브런던’ 등 해외 히트작 시리즈를 선보였고 하반기에는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며 “하반기에 가입자가 조금씩 늘고 있고 사용자당 이용시간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태훈 대표 역시 “올해 투자 유치를 7월에 마무리하면서 마케팅 예산이 상반기에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하반기부터는 보강이 될 예정”이라며 “만들어진 드라마를 독점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비하면서 드라마·영화·예능·다큐 등 전반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니 내년부터는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한다는 게 이들 플랫폼의 공통적인 목표다. 웨이브는 이르면 연내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교민 대상 서비스를 출범할 계획이다. 앞서 웨이브는 해외 여행객 대상 서비스 론칭을 시작으로 3단계 해외 진출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왓챠 역시 최근 OTT 브랜드를 ‘왓챠플레이’에서 ‘왓챠’로 변경하고 일본 진출에도 나섰다.

이희주 실장은 “본격적으로 현지인 대상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고, 지상파 방송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동남아 시장은 월정액이 2000~3000원 수준으로 규모가 적지만 넷플릭스의 경우 선전하고 있는 걸 보면 대단하다. 기술적인 면이나 콘텐츠 권리 확보부터 자막, 광고 모델 등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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