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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韓통신장비 새 역사…미국서 역대최대 8조원 5G빅딜(종합)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삼성전자가 한국통신장비 역사상 한 획을 그으며 비상(飛上)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에 8조원에 육박하는 5G 통신장비 수출 쾌거를 이뤘다. 한국 통신장비산업 역사상 최대규모다. 한때는 네트워크 사업부문 매각설까지 돌았던 아픈 손가락이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5G통신장비산업을 주목하면서 기지개를 켰다. 이제 삼성전자는 미국에 5G 깃발을 꽂고 잭팟을 터트리며 달라진 위상을 보여줬다.

7일 삼성전자는 종속회사인 삼성전자 미국법인(SEA)이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7조8982억원(66억4000만달러) 규모 무선통신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통신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공급하고 유지보수를 맡는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 연결 자산총액 10%에 해당한다. 지난해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연간매출은 5억원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를 뛰어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한국 5G 세계최초 상용화와 함께 28GHz 5G통신장비에 미리 대응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지난해에도 미국 버라이즌에 28GHz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5G 통합형 기지국을 공급한 바 있다. 품질 개선과 함께 생산성 확대를 꾀하면서, 이번 빅딜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통신장비사업은 한 번 사업자로 선정되면 네트워크 상용화 및 운용 기간을 고려해 장기간 사업을 수행하는 특성을 지닌다. 다음 세대 네트워크로 변경할 때도 구축된 설비 등을 고려해 보통 기존 사업자와 협력을 이어간다. 기존에 설치된 장비를 모두 걷어내고 새로운 사업자 장비를 설치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향후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5G 영토를 확대할 수 있는 이유다.

이번 수주를 통해 삼성전자는 미국 5G 핵심 사업자로 부상하는 동시에 글로벌 5G시장에서 보폭을 본격적으로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치고 화웨이와 에릭슨과 함께 3대 글로벌 통신장비 사업자로 굳힐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돈다.

여기에는 이재용 부회장 의지가 한몫했다. 앞서, 2018년 삼성전자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5%에 불과했다. 그러나, 5G 시대에 들어서면서 삼성전자는 사뭇 달라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80조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3년간 25조원을 들여 4대 미래 성장사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동시에 5G 통신장비 영토 확대에 직접 나섰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이 5G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어들고, 통신장비시장이 새롭게 재편되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삼성전자가 두각을 드러내면, 네트워크사업부문은 반도체에 필적할만한 또 다른 캐시카우(수익창출원, Cash Cow)로 부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일본 KDDI, NTT도코모 등 주요 통신사 경영진을 만나 5G 협력방안을 테이블에 올렸다. 이에 KDDI 5G장비사 계약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지난해 2월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UAE 왕세자, 6월 도이치텔레콤 최고경영자(CEO) 팀 회트게스와도 5G 사업협력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인도 최대 통신기업 릴라이언스지오를 소유한 릴라이언스그룹 무케시 암바니 회장 자녀결혼식에도 초청받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를 이번 수주를 기반으로 5G 점유율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현재 5G장비를 수출한 곳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다. 삼성전자는 미국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에 5G·4G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뉴질랜드 스파크를 비롯해, 일본 통신사 KDDI에서도 5G 장비 공급사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캐나다 통신사 텔러스도 삼성전자를 5G 장비 공급사로 선정했다. 캐나다 비디오트론과도 5G장비사업 수주계약을 맺었다. 화웨이 장비를 전면 금지하기로 한 영국도 삼성전자 5G 장비를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IHS 조사결과 지난해 글로벌 5G 통신장비 점유율은 ▲화웨이 26.18% ▲에릭슨 23.41% ▲삼성전자 23.33% ▲노키아 16.64% ▲ZTE 7.53%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5G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를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오랜 파트너인 버라이즌과 차세대 네트워크 진화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는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전략적인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삼성은 버라이즌 고객에게 향상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5G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초고주파(mmWave)·저주파(sub-6)·가상화 RAN 솔루션 기술 분야를 개척해왔으며, 칩셋부터 단말, 네트워크장비까지 종합 5G솔루션(엔드투엔드, End-to-End)을 제공하는 5G 선도업체”라며 “삼성은 5G 가능성을 실현하고 확대하는데 혁신적인 네트워크 기술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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