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LG화학, “국익 운운 멈춰야” vs SK이노, “아니면 말고식 소송”…양사, 감정 대결

윤상호
- 양사, 여론전 대신 법정 대응 한 목소리…2차 소송, 장기전 여부 결정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2차 소송에 대해 다시 한번 입장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이 적반하장 주장을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소송에 집중하자는 것은 LG화학이 처음부터 요구했던 점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에 승복하는 태도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ITC 1차 소송 승기를 잡은 점을 십분 활용하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도 재반박했다. LG화학이 왜곡 주장으로 사실을 덮으려 한다고 했다.

6일 LG화학은 ‘SK입장에 대한 당부사항’을 언론에 배포했다.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의 억지/왜곡 주장에 대한 팩트확인 및 입장’을 내놨다.

양사는 지난 4일 미국 ITC 2차 소송을 두고 설전을 주고 받았다. 2차 소송은 작년 8월 SK이노베이션이 제기했다. LG화학과 LG전자를 SK이노베이션 특허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ITC엔 3건의 소송이 계류 중이다. 1차 소송과 3차 소송은 LG화학이 원고다. 1차 소송은 예비판결까지 진행했다.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다. 오는 10월 최종판결을 앞뒀다.

LG화학은 2차 소송 관련 지난 8월28일 SK이노베이션 제재 요청서를 ITC에 제출했다. 설전은 이를 둘러싸고 이뤄졌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선행기술을 훔쳐 특허를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숨기기 위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폭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선행기술이 있었다면 특허를 신청할 때 왜 가만히 있었냐’고 반문했다. ‘억지주장을 멈추고 소송에 당당하게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LG화학은 “영업비밀 소송에서 악의적인 증거인멸과 법정모독으로 패소판결을 받은데 이어 국내 소송에서도 패소로 억지 주장이 입증됐는데 과연 SK이노베이션이 정정당당함을 언급할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떳떳한 독자기술이라면 SK이노베이션에서 발견된 LG화학의 관련 자료와 이를 인멸한 이유부터 소송 과정에서 명확히 밝히길 바란다”라며 “억지주장을 누가 하고 있는지는 소송 결과가 말해줄 것이며 결과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덧붙여 핵심기술 탈취로 소송이 시작된 직후부터 자신의 사익을 위해 국익을 운운하는 일은 이제 그만 멈추길 간절히 바란다”라며 “소송을 통해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리고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양사가 할 진정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은 아니면 말고식의 비방을 반복해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이같은 비신사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엄정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다”라며 “당사자들이 서로 알고 있는 실제 과정에 명백히 반하는 주장을 LG가 마치 입증된 사실인양 법정 밖에서 유포하는 것을 보면서 SK는 더 이상 인내만으로는 회사의 명예를 지킬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이해관계인들에게 최소한의 사실이라도 설명해야 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SK는 2015년에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994특허를 출원했다. LG는 SK의 994특허 출원에 대해 아무런 이의도 제출하지 않았다”라며 “LG의 특허소송에서의 항변 과정만 보아도 LG의 주장이 억지임을 알 수 있다. SK는 LG가 보도자료를 통해 주장한 내용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를 ITC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함께 “SK의 특허 발명자는 LG에서 SK로 이직한 사람이 맞다. 그는 2008년에 이직을 했다. 2008년에 퇴직한 사람이 2013년에 출시된 제품의 기술을 베껴서 2015년에 특허출원했다는 것이 LG의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양사 갈등은 합의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허소송은 대부분 승기가 기울면 합의로 끝난다. 승기는 1심이 끝나야 윤곽이 드러난다. ITC 소송은 각각 공수가 다르다. 2차 소송 결과가 단기전인지 장기전인지를 결정할 것으로 여겨진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