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IFA2020] 中기업, ”중국만 위한 회사 아니다“ 한목소리…왜?

윤상호
- 국제정치 불확실성 탈출 안간힘…유럽 일자리 창출·사회공헌 강조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중국 이미지 지우기에 나섰다. ‘값싼 제품’ 인식 때문이 아니다. ‘중국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불을 붙였다. 국제정치에 연관했다.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갈등이기도 하다. 불확실성은 일상이 됐다. 성공 여부는 따라 중국 기업 세계 제패 최대 변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IFA2020 스페셜 에디션’이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규모를 줄였다. 온라인 행사를 강화했다.

◆IFA2020 얼굴마담 ‘중국’…화웨이·TCL·하이얼·아너·리얼미, 컨퍼런스 개최=IFA2020 얼굴마담은 중국이다. 프레스 컨퍼런스 앞자리를 차지했다. 화웨이 TCL 하이얼은 개막일인 지난 3일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중국은 세계 종합전시회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대부분 행사 참가업체 절반 이상이 중국 업체다. IFA2020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불참 영향도 있었다. 아너 리얼미는 4일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었다. 화웨이 리얼미는 스마트폰 제조사다. 아너는 화웨이 중저가 브랜드다. TCL은 TV와 디스플레이 강자다. 하이얼은 생활가전 선두 경쟁 중이다.

유럽은 중국 기업 돌파구다. 최근 중국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제정치적 지위 향상이 부메랑이 됐다. 정치체제 및 경제체제가 빌미가 됐다. 중국 기업 성장은 중국 정부 부당 지원, 지적 재산권 침해 등으로 빛이 바랬다.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관한 다른 잣대도 문제가 됐다. 코로나19 세계적 확산(팬데믹)을 둘러싼 중국 정부의 태도도 논란이다. 중국 정부에 대한 반감은 중국 기업에 대한 보복 등으로 이어졌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대표적이다. 미국은 국내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화웨이 배제를 요청했다. 유럽은 중국 기업에게 마지막 남은 선진시장이다. 누가 제2의 화웨이가 될지 알 수 없다.

◆중국 기업 제외, 세계 일자리·소비자 편익 손실 ‘강조’=IFA2020에서 중국 기업의 생존방식은 중국색을 빼는 전략이다. 유럽에서 공헌을 강조했다. 중국 기업이 사라질 경우 일자리와 편익도 사라진다고 역설했다. 사회공헌과 젊은 세대 공략을 선언했다. 거부감을 줄이고 선입견이 없는 세대를 만드려는 시도다. 화웨이는 발표 주제가 아예 ‘2020년 이후, 유럽을 위한 비전과 약속(Beyond 2020, a Vision and Commitment for Europe)’이었다.

유럽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월터 지 부사장은 “우리는 유럽을 사랑한다. 유럽의 삶의 질 향상을 도울 인공지능(AI)과 화웨이의 다양한 기기와 기술, 유럽에서 일자리 창출 등 화웨이의 노력, 소비자 등 사회공헌 활동 등에 힘을 쏟고 있다”라며 “유럽에 만든 8개 플래그십 스토어와 42개 체험매장은 유럽인이 디자인했다. 유럽인의, 유럽인에 의한, 유럽인을 위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또 “화웨이는 서유럽 11개국에서 8500명 이상을 고용했다. 유럽 전체는 1만4000명 이상이다. 작년 22만3000개 일자리를 유럽에 공급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이얼 유럽 야닉 피어링 최고경영자(CEO)는 “하이얼 전체 매출 중 중국 비중은 22.4%에 불과하다. 하이얼은 중국 회사가 아니라 글로벌 회사”라며 “작년 기준 유럽은 5개 지역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2021년 2개를 새로 가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이얼은 하이얼 외에 ▲GE어플라언스 ▲피셔&헤이켈 ▲캔디 ▲아쿠아 ▲카사르테 ▲리더 ▲로시어스 ▲후버 9개 브랜드를 보유했다. 유럽용 브랜드는 ▲하이얼 ▲캔디 ▲후버다. 인수합병(M&A)으로 중국을 감췄다.

TCL은 유럽 축구 스타를 내세웠다. ▲폴 포그바 ▲해리 케인 등으로 구성한 축구팀을 구성했다. TCL 홍보대사다. 마렉 마시에제스키 TCL 유럽 제품개발디렉터는 “TCL은 유럽 35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160개국에서 7만5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TCL 전 세계 소비자는 3억명”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국제정치 영향력 확대, 중국 기업 반감 상승 ‘딜레마’=아너와 리얼미는 청소년에 대한 공헌을 화두로 던졌다.

아너 조지 차오 부사장은 “아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재 육성을 위한 ‘아너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라며 “아너는 젊은 세대를 위한 브랜드”라고 했다. ▲노트북 ▲스마트시계 ▲스마트밴드 신제품을 공개했다.

리얼미 유럽 세일즈매니저 야쉬 보프라는 “리얼미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청소년 등을 위한 최적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며 “가격만 싼 것이 아니라 기술과 디자인 등 세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한편 이들의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이들이 처한 상황은 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위험다. 중국 정부의 대응이 최대 변수다. 중국이 패권을 추구할수록 경계는 높아진다. 중국에 대한 불만이 상승할수록 중국 기업이 받는 충격은 커진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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