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엎친데 덮친격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흔들린다.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통해 대형 고객사 수요 증가에 대응할 방침이었지만, LG화학과 소송 및 코로나19로 계획이 뒤틀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1·2공장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근로자 확보가 힘든 탓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현지 작업자를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안다. 당초 목표로 한 가동 시점을 맞추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총 3조원을 투입, 미국 배터리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1공장은 지난해 2월부터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짓고 있다. 2021년 하반기 완공해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 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 2022년 1분기 양산 예정이다. 지난달부터는 2공장을 착공했다. 2023년 본격 가동 계획이다.
1공장과 2공장의 생산능력(CAPA, 캐파)은 각각 9.8기가와트시(GWh), 11.7GWh다. 국내 서산공장(4.7GWh)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목표다. 미국 양산 일정이 늦어질 경우 사업 난항이 불가피하다.
협력업체 직원이 전자여행허가(ESTA) 비자로 일하다 추방 당한 것도 악재다. 지난 5월 미국 국토안보부 세관·국경보호국(CBP)은 협건설사 협력업체 직원 33명을 적발,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SK이노베이션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지 건설사에 재발방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 및 정치권 등이 현지 직원 채용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인력을 보강하려해도 취업비자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 출장을 꺼리는 분위기도 심화했다.
LG화학과 소송은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위험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제기한 영업비밀침해 소송에 관해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최종판결은 10월5일(현지시각)이다. 그동안 예비판결이 뒤집한 적은 없다. 패소를 확정할 경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등은 미국 수입이 금지된다. 미국 사업 암초다. 영업은 물론 공장 가동을 못할 수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상반기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6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SK이노베이션은 1.7GWh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66.0%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