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이 계속되는 가운데 변수가 생겼다. SK이노베이션의 고객사 폭스바겐과 포드가 소송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판결을 좌지우지할 내용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포드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한국 업체 간 배터리 소송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 LG화학이 ITC에 영업비밀 침해소송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 양사는 여론전과 소송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ITC는 증거인멸 혐의가 명백하다며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를 결정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ITC의 결정에 불복, 이의를 제기했다. ITC는 이를 수용하고, 해당 사안에 대해 재검토 중이다. 최종판결은 오는 10월 내려진다.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미국 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관련 제품 수입이 금지된다. 폭스바겐과 포드의 전기차 생산이 차질을 빚는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1공장을 짓고 있다. 1공장은 2021년 하반기 완공해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 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 2022년 초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완공 시 생산능력(CAPA, 캐파)는 연간 9.8기가와트시(GWh)다.
최근에는 조지아주 정부와 2공장 설립 관련 투자 협약식을 체결했다. 9억4000만달러(약 1조13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2공장은 오는 7월 착공, 2023년 본격 가동이 목표다. 캐파는 11.7GWh 규모다.
조지아 1~2공장에서 생산될 배터리는 폭스바겐과 포드 등에 공급된다. 폭스바겐과 포드는 각각 SUV인 ‘ID.4’, 트럭 ‘F150’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양사는 배터리 수급 불확실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투자에 따른 일자리 창출효과 등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들의 청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미국 행정부에서도 자국 내 배터리 생산공장을 늘리고 싶어 한다. 이같은 부분들이 ITC의 판결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