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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와이파이 동상이몽…과기정통부-서울시 ‘엇박자’ 계속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전국 공공와이파이 확대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와 자체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추진하려는 서울시 간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다.

쟁점은 서울시의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전기통신사업법상 위법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공공이익에 부합할 경우 예외로 봐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섣부른 법리 해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가 강행한다면 최악의 경우 정부의 고발 조치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24일 서울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가 무료 공공와이파이 설치를 골자로 추진 중인 ‘스마트서울 네트워크(에스넷)’ 사업이 자치구별로 본격적인 진행에 돌입했다. 망 구축을 위한 공사 발주도 시작된 상황이다. 서울시는 원래 목표한 완료시점(2022년)도 1년 앞당겼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서울시가 해당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초까지 서울시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 자체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현행법상 위법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내비쳐왔다.

과기정통부는 “서울시로부터 명시적인 답변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연내 추진은 어렵다는 얘기를 주고받았다”며 “그동안 실무진들과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법에 저촉될 수 있음을 안내해왔고, 7월 초 마지막 공문을 보낸 이후 현재까지 추가 논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과기정통부는 KT를 1차 구축사업자로 선정해 전국 무료 와이파이를 연내 1만개소, 2022년까지 총 4만1000개소 추가 확대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제1호 총선공약이기도 한 만큼 여당에서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이와 별개로 자체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엇박자가 계속되면 기존 공공와이파이 확대 취지도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서울시 와이파이 설치, 무엇이 문제길래

서울시가 추진하는 에스넷 사업은 공공생활권역에 자가 유무선통신망을 구축하고, 공공와이파이 무선접속장치(AP) 1만6330대 및 사물인터넷(IoT) 기지국 1000개소를 설치하는 내용이다.

그중 논란이 된 것이 바로 공공와이파이 설치다. 전기통신사업법 제65조는 ‘자가전기통신설비를 설치한 자가 그 설비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설치한 목적에 어긋나게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자가망을 구축할 순 있지만, 통신매개 행위에 해당하는 와이파이 사업은 할 수 없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해석이다. 통신사들도 기간통신사업자가 아닌 서울시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역무 침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는 그러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에 공공이익을 위해 가능하다는 예외 규정이 있다”며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수익모델이 아닌 공익적 차원으로, 기존에도 자가망 AP를 통해 자체 와이파이 사업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해명과 연관된 법적 조항은 2가지다. 우선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 5항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전기통신사업자의 사업 경영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예외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이를 위임한 대통령령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위법령 개설을 의무화한 것도 아니어서 소관부처인 과기정통부가 나설 가능성도 없다.

두 번째로 지목되는 것은 스마트도시법 제42조다. 이에 따라 국가·지방자치단체의 행정·공공기관은 비영리 목적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가전기통신설비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통신사업법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고시도 이 경우 자가전기통신설비의 목적 외 사용이 가능하도록 특례범위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이 또한 서울시 사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도시법이 규정한 시범도시는 부산광역시와 세종시의 일부 구역인 데다, 스마트도시 내 여러 공공기관이 자가망을 연결해 대국민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사례가 인정될 경우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또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 점을 들어 과기정통부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고발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도시법이 관건이 될 경우 문제가 되는 과기정통부고시를 개정해 애매한 법적 해석 여지를 없앨 가능성도 있다. 과기정통부는 “서울시의 와이파이 사업을 허용하게 되면 규제산업인 기간통신사업의 범위가 애매해져 자칫 시장질서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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