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신규 수주가 없다. 투자 일정이 밀리면서 중국 매출만 늘어나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협력사의 공통된 의견이다. 장비업체 공장은 중국에 보낼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중국 패널 제조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정부 지원과 내수 시장 회복세 덕분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BOE, 티엔마, CSOT 등은 최근 일주일새 국내 업체와 장비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OLED 생산라인에 투입될 장비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은 OLED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LCD 수익성 저하와 OLED 확대에 따른 대응 등이 이유다.
대표주자는 BOE다. BOE는 올해 중소형 OLED 생산능력(CAPA, 캐파)을 월 6만장(60K) 늘린다. B12(충칭), B15(푸저우) 라인은 신규 추가, B7(청두)과 B11(멘양) 라인은 보완한다. 아바코는 지난 11일, 디아이티 10~11일 BOE에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티엔마와 CSOT는 OLED 캐파를 월 3만장(30K) 확대한다. 티엔마는 에스에프에이로부터 패턴 라미네이터 및 OLED 마스크 관련 장비를, 톱텍으로부터 오토폴딩 머신을 받을 예정이다. CSOT는 로체시스템즈와 하프 레이저 커팅기 공급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지난 4~5월에도 대부분 중국 업체 대상으로 디스플레이 장비계약이 이뤄졌다. 이 기간 한송네오텍, 비아트론, 엘아이에스, 선익시스템, 디바이스이엔지 등은 BOE와 CSOT에 장비를 납품하기로 했다.
중국발 수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는 잠잠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TV 등 수요가 부진한 탓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2단지 조성을 일시 중단됐다. 지난 2017년 7월 이후 재개와 중단이 반복되고 있다. 단지 내 들어설 A5 공장 구축도 ‘올스톱’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 10.5세 OLED 라인 투자를 연기했다.
양사의 증설 일정이 지연되면서 협력사 사이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현재 작업 중인 라인은 이미 장비가 들어간 곳이다. 당장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최근 중국 업체를 대상으로 실적을 내고 있는데, 국내 업체 투자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퀀텀닷(QD) 라인 외에는 국내 투자가 전무하고,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 증설 재개는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당분간 극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