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강화 작업을 이어간다. 5억화소 이상의 해상도를 가진 사람 눈을 능가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 소니를 넘고, 시장 1위를 차지할 방침이다.
21일 삼성전자 LSI사업부 센서사업팀 박용인 부사장은 “이미지센서의 화소 수를 늘리면서 픽셀을 작게 줄이는 트렌드는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며 “사람 눈을 능가하는 6억화소 이미지센서 등 혁신을 위한 삼성전자의 도전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다. 사람이 눈으로 본 빛을 뇌로 전달하는 것과 같다. 스마트폰, 차량, 의료,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6400만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했다. 당시 박 부사장은 “이미지센서는 2030년 이전에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 8월 업계 최초로 1억화소를 돌파했다. 1억800만화소의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초소형 0.8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픽셀을 적용한 센서다. 9월에는 픽셀 크기가 0.7㎛인 제품도 선보였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몽고메리에서 열린 국제반도체소자학회(IEDM)를 통해 1억4400만화소 이미지센서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가시광선 영역을 넘어 자외선(파장대역 450nm 이하)과 적외선(750nm 이상)을 활용할 수 있는 이미지센서를 연구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대부분 카메라는 가시광선(450nm~750nm)이 도달하는 이미지만 촬영할 수 있다. 가시광선 이외 파장대역이 도달하는 영역을 촬영할 수 있는 센서는 드물고, 가격도 비싸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에 따르면 이미지센서가 자외선 영역에 진출하면 암조직의 색을 다르게 촬영하는 방식으로 피부암을 진단할 수 있다. 적외선 영역이 촬영 가능하면 농업 및 산업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그는 “사람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볼 수 있는 센서를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기술 개발과 함께 생산능력(CAPA)도 확대하고 있다. D램 생산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라인을 전환 중이다. 박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다양한 응용처에서 증가하는 이미지센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TSR)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매출기준) 1위는 소니(49.1%)다. 2위 삼성전자(17.9%)와 격차다 크다.
화소 경쟁은 점유율과 정반대다. 6000만화소 수준에 머물러있다. 이에 소니도 속도를 낸다. 이달 일본 오사카 사무소를 열었다. 이곳은 CMOS 이미지센서(CIS) 설계 거점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10월에는 소니가 일본 나가사키에 스마트폰용 CIS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000억엔(약 1조6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다. 신공장 건설은 12년 만이다. 향후 두 회사의 이미지센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