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코로나19 여파가 상당합니다. 일부 국가를 넘어 국제적으로 확산되면서, 마침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했습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이어갔고, 코스피도 1900선이 무너졌습니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도 타격이 큽니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해외 출장 및 고객사 미팅 등이 취소됐기 때문입니다. 반·디 산업은 글로벌 업체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이동 제한은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손발이 묶인 상황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은 공장을 둔 중국의 비자 발급이 늦어지면서, 현지 사업장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광저우에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을 구축한 LG디스플레이는 기술자 출장 제한으로, 가동 준비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시안, 우시에서 메모리 팹을 가동 중입니다.
핵심장비를 공급하는 일본이 문을 걸어 잠가, 장비 반입 및 엔지니어 파견 등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노광기·증착기 등의 80% 이상을 일본 니콘과 캐논도키로부터 공급받고 있습니다.
주요 생산기지가 마련된 베트남 입국 제한도 문제입니다. 베트남은 지난 1일부터 한국에서 입국하는 인원을 14일간 격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OLED 모듈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베트남으로 가야 할 임직원 및 설비업체 인력 700여명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반·디 제조사들과 같은 이유로, 해외 입국이 불허된 탓입니다. 고객사의 생산라인에 들어간 제품을 관리해야 하는데 발도 못 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담당자 미팅이 취소되니, 수주 계약 맺기도 어렵습니다. 소부장 영업 담당자들은 올해 마케팅 계획이 어그러졌다며 호소합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한국발 입국을 제한한 20여개 국가와 기업인 출장 허용에 대해 협의 중입니다. 대상 국가로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이사, 인도, 터키, 쿠웨이트 등 우리나라와 경제 교류가 활발한 곳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반·디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영향이 없지만, 장기화되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달 이상 이어지자 장기화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죠.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 등지로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습니다. 반·디 업계가 묶인 손발을 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