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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똑딱이’ 쓰는 사람 위해… 콤팩트카메라 ‘진화’

이안나
[디지털데일리=이안나기자] 흔히 ‘똑딱이’로 불리던 콤팩트카메라 인기는 2000년대 중반 절정에 달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2010년대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콤팩트카메라는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매년 판매량이 절반가량 줄었다. 그러나 콤팩트카메라는 사라지지 않았다. 무게는 가벼우면서도 디지털일안반사식(DSLR)급 렌즈를 탑재해 스마트폰이 대체할 수 없는 시장에 공들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중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던 콤팩트카메라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콤팩트카메라는 렌즈와 바디가 붙어있는 렌즈일체형카메라다. 렌즈를 갈아 끼우거나 초점을 조절하는 번거로움 없이 가볍게 들고 다니고 싶은 사용자들이 주로 사용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이 점을 상당부분 대체했다. 일본 사진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2017년 월간 100만대를 넘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생산량은 불과 2년 만에 60만대 선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여전히 콤팩트카메라에 대한 수요는 존재한다. 가령 여행이나 공연을 보러갔을 때 스마트폰은 실시간 사진을 찍는 특징이 강하다면, 콤팩트카메라는 보다 보관․작품의 느낌이 강하다.

카메라 시장이 프리미엄 모델들로 재편되는 가운데 콤팩트카메라도 하이엔드 기능을 갖춰 재탄생되고 있다. 판매수량을 늘리는 것보단 품질에 집중한다. 하이엔드의 기준은 이미지센서가 1인치 이상이고 광학줌을 지원해야한다. 즉,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는 기존 강점인 휴대성을 갖추면서 대형 이미지센서와 줌 렌즈로 고화질 이미지 표현이 가능한 제품이다.

카메라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하자 그 정도의 무게로도 훨씬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똑딱이’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변하고 있다”며 “콤팩트카메라의 장점은 렌즈와 바디가 붙어있어 출시될 때 바디에 가장 최적화된 렌즈를 탑재한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시장 감소 속에서도 주요 카메라 기업들 하이엔드 콤팩트카메라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동초점 기능을 살리거나 80배 이상의 광학줌을 지원하는 등 고도화된 기술이 ‘똑딱이’를 진화시키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해 8월 신제품으로 새로운 1.0타입 이미지센서와 0.02초 자동초점(AF)를 탑재한 ‘RX100 마크7’을 출시했다. 메모리 적층형 엑스모어(Exmor) RS CMOS 이미지센서와 프론트엔드 LSI(Front-End LSI), 비온즈 X(BIONZ X) 이미지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고배율 줌 렌즈인 24-200mm F2.8-4.5의 자이스(ZEISS) 바리오 조나 T 렌즈를 탑재했다.

이 제품엔 소니 플래그십 풀프레임 카메라 ‘알파9’와 동등한 수준의 ‘리얼타임 트래킹’ 기능도 담겼다. ‘리얼타임 트래킹’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이 적용돼 피사체가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자동초점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최상의 기능을 담았지만 무게는 본체만 270그램, 배터리 및 메모리카드 포함 302그램(g)에 불과하며 약 101.6(W)×58.1(H)×42.8(D) 밀리미터로 한손에 들어간다. 정식 판매가는 149만9000원이다.

소니 관계자는 “이 제품은 ‘주머니 속의 알파9’이라고 할만큼 가볍고 작지만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이라 일상이나 여행 사진 찍을 때 서브용 카메라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도 같은 시기인 지난해 8월, 1인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하이엔드 콤팩트카메라를 출시했다. 파워샷 G5 X 마크2는 약 2010만 화소의 1.0형 적층형 CMOS 센서와 렌즈는 35mm 환산 24mm의 광각부터 120mm 망원까지 광학 5배 줌 성능을 지원한다. 1인 미디어가 대상인만큼 영상촬영에도 신경썼다. 캐논의 영상처리엔진 ‘디직 8(DIGIC 8)’을 탑재해 선명한 이미지와 4K 30p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전자식 뷰 파인더(EVF)는 내장형으로 탑재돼 휴대성을 강화했다. 손가락으로 AF 프레임의 이동이 가능한 ‘터치&드래그 AF’ 기능을 지원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크기는 약 110.9(W)×60.9(H)× 46(D)밀리미터 이고 무게는 본체만 316그램, 배터리와 메모리카드 포함시 340그램이다. 제품 가격은 각각 99만9000원이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관계자는 “1인 미디어나 브이로그 찍는 분들을 타깃으로 나온 제품”이라며 “과거 ‘디카’보단 가격이 비싸지만 1인치 이상 이미지센서 등 성능이 훨씬 올라가 스마트폰과 차별화를 뒀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니콘의 쿨픽스) A1000은 고성능 줌 카메라로 작고 가벼운 본체에 광학 35배 줌 니코르 렌즈 적용해 초망원 촬영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다이내믹 파인 줌 설정 시 최대 70배까지 확대 가능하다. 4K UHD(3840×2160)를 비롯한 각종 영상 기록 시 손떨림 억제 효과를 발휘하는 하이브리드 손떨림 보정(VR) 기능도 제공한다. 약 114.2(W)×71.7(H)×40.5(D)밀리미터, 무게는 330그램이다. 가격은 62만8000원이다.

니콘이미징코리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의해 콤팩트카메라 시장이 전반적으로 잠식된 이후 차별화를 주기 위해 멀리 있는 걸 당겨 찍을 수 있는 고배율 제품처럼 확연히 성능 차이가 나는 부분에 집중해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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