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Cloud Impact 2020②] DB의 미래는 이제 클라우드에 달렸다
[특별기획/Cloud Impact 2020②] 클라우드 구동 DB 둘러싼 막후경쟁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말하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오라클이 준비되기 전까지 안 열리다고 장담했어요. 기업의 핵심 데이터가 오라클 DB 위에서 돌고 있고, 결국 오라클 DB가 클라우드로 안전하게 이관되지 않으면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2019’에서 만난 탐 송 한국오라클 대표가 한 말이다.
오라클은 전세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의 약 60~70%를 점유하고 있는 선두기업이다. 지난 수년 간 많은 기업이 온프레미스(내부 구축시스템)에서 돌아가는 워크로드를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로 옮겨왔다. 그렇지만 수많은 워크로드 가운데서도 옮기기 쉽지 않았던 것이 바로 오라클의 DB다.
오라클 DB를 바꾼다는 것은 결국 기업의 가장 중요한 시스템에 변화를 준다는 뜻이다. 오라클 DB에선 주로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같은 기업의 핵심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된다. 자칫 DB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기업의 매출 등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만큼 DB를 통한 데이터의 정합성과 신뢰성, 가용성은 중요하다. 지난 수십 년간 오라클이 DB시장에서 선두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오라클 천하의 DB 시장도 클라우드 시대에 접어들면서 견고했던 벽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목받은 하둡과 같은 빅데이터 플랫폼도 클라우드로 통합됐고, 아마존웹서비스(AWS)나 구글 같은 클라우드 공룡은 자사의 서비스에 DB 및 관련 도구를 추가하고 있다. 몽고DB와 같은 오픈소스 DB업체도 클라우드 상에서 DB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DB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끌어들이려는 이들의 노력은 점차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AWS다. AWS은 2014년 클라우드 마이SQL, 포스트그레SQL 등 오픈소스 DB와 호환되는 관계형 DB 서비스 ‘아마존 오로라’를 출시하면서 오라클과 날을 세워왔다. 오라클도 이같은 AWS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성능과 안정성에 의문점을 표했다. 아마존 역시 오라클 DB의 주요 고객이었다.
실제 아마존은 대대적인 ‘탈(脫) 오라클’ 전략을 세우고 클라우드로의 DB이전을 준비해 왔고 이를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1월 제프 바 AWS 수석에반젤리스트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아마존 소비자 비즈니스에 사용하던 내부 오라클DB를 AWS 클라우드 기반의 DB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물론 오라클 DB에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일부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기존에 관리하던 약 7500대의 오라클DB에 저장된 75페타바이트(PB) 데이터를 아마존 다이나모DB와 아마존 오로라, 아마존 레드시프트 등 AWS의 여러 DB 서비스로 옮겼다는 설명이다.
바 에반젤리스트는 “아마존 소비자 비즈니스에 속한 100개 이상의 팀이 알렉사와 아마존 프라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아마존 프레시, 킨들, 아마존 뮤직, 오디블, 샵밥, 트위치, 자포스와 같은 브랜드와 애드테크, 아마존풀필먼트기술, 결제, 환불, 카탈로그시스템, 배송, 디지털디바이스, 외부 결제, 재무, 정보보안, 마켓플레이스, 주문, 리테일시스템 등 내부시스템의 DB전환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DB 비용을 60% 이상 절감했고, 소비자 대상 애플리케이션 지연시간은 40%, DBA의 간접관리비용도 70%까지 줄였다.
오라클 역시 안주해 있는 것은 아니다. 오라클은 2018년 선보인 ‘자율운영(Autonomous) DB’를 자사의 클라우드 환경에서만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자율운영DB는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자동화된 DB 운영을 뜻한다. 자율운영DB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내세우고 있다.
오라클 측은 “일반적으로 현재 발생하는 보안사고 원인의 80%가 패치 적용이 안됐기 때문”이라며 “자율운영DB는 셀프 패칭과 튜닝(최적화), 복구 등이 가능해 DB관리의 혁명적인 혁신”이라고 강조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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