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5G 알뜰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저렴한 요금과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초반 가입자 유치에 나서는 중이다. 하지만 통신사의 5G 요금제와 비교하면 오히려 비싸다는 평이 적지 않다. 정말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맞다. 단, 어디까지나 통신사의 2년 선택약정과 비교했을 때 한해서다. 시중에 나온 5G 알뜰폰은 모두 무약정이다. 장기 약정을 원하지 않거나 자급제폰이라면 알뜰폰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출시된 5G 알뜰폰 요금제는 8~9GB(소진 후 1Mbps 속도) 데이터 제공 요금제와 180GB~200GB(소진 후 10Mbps 속도) 데이터 제공 요금제 2종으로 구성됐다. 모두 무약정에 평균 기본요금은 각각 월 4만9500원, 6만8900원이다.
기본 요금할인과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더 저렴해진다. KT엠모바일은 8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슬림 M’ 요금제(월 5만5000원)를 월 4만5100원에 가입할 수 있다. 20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페셜 M’(월 7만7000원)은 프로모션 적용 시 6만2700원이다.
에스원 안심모바일은 KT망을 통해 ‘안심 유심 5G 495K’ 요금제(8GB)를 월 기본료 4만9500원에서 4만4550원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용량 데이터를 제공하는 ‘안심 유심 5G 프리미엄K’(200GB)는 아직 프로모션이 적용되지 않아 월 6만3800원 요금제로 책정됐다.
‘알뜰폰 루키’ KB국민은행은 가장 저렴한 5G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5G 라이트’(9GB)와 ‘5G 스페셜’(180GB) 요금제의 월 기본료는 각각 4만4000원, 6만6000원이다. 여기에 국민은행 거래 실적 등과 연동하면 최대 2만2000원씩 할인이 제공된다.
통신3사 5G 요금제는 어떨까. 월 8~9GB(1Mbps 속도제어) 데이터를 제공하는 슬림·라이트 요금제는 3사 모두 월 5만5000원이다. 월 150GB(5Mbps 속도제어) 스탠다드 요금제는 7만5000원이다. KT의 경우 올해 연말까지 완전 무제한 요금제(베이직)를 월 8만원에 가입할 수 있다.
2년간 선택약정으로 25% 할인을 적용하면 더 저렴하다. 슬림·라이트 요금제는 4만1200원, 스탠다드 요금제는 5만6210원으로 내려간다. 거래실적과 연동 시 2만2000원 할인을 제공하는 국민은행 리브엠과 비교하면 비싸지만, 대체로 알뜰폰보다 더 싼 5G 요금제를 제공하는 편이다.
통신사 멤버십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영화·공연, 외식, 편의점·마트, 쇼핑, 테마파크, 키즈, 여행·레저,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달 할인이 제공된다. 유선 인터넷 가입 시 요금할인이나 가족 결합할인도 통신사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무약정을 원하거나 자급제폰을 이용 중이라면 5G 알뜰폰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5G 가입자 대부분은 더 많은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통신사의 비싼 요금제를 선택해왔다. 스마트폰 교체 시기가 빨라지면서 2년간 약정에 묶이는 것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5G망 도매대가가 인하되면 알뜰폰 요금이 최저 3만원대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를 승인하면서 5G 도매대가를 66%로 낮추는 조건을 달았다. 75% 수준이던 5G 도매대가가 전반적으로 인하될 공산이 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통신사 단말기 공시지원금을 받는 게 가장 비싸다. 대신 고가 5G 신형 단말기를 부담 없이 구입하고 싶다면 선택약정 25%를 받는 게 제일 저렴한 길이다. 자급제폰을 무약정으로 쓰고 싶다면 알뜰폰 요금제를 택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통신사에 내야 하는 망 도매대가 부담이 커 요금을 파격적으로 할인하기 어렵다. 다만 통신사들도 멤버십 혜택을 줄이고 있고 자급제폰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5G 알뜰폰 경쟁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