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중국이 배터리 시장 문을 열었다. 국내외 업체들이 일부 보조금 혜택을 받는다. 다만 업계에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중국 정책은 변수가 많은 탓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화부가 최근 발표한 ‘2019년 11차 신에너지차 추천 목록’에는 61개 회사 146개 모델이 포함됐다. 완성차업체가 보조금을 신청, 중국 정부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수혜를 입는다. 양사는 각각 테슬라 ‘모델3’와 베이징벤츠 E클래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배터리를 공급한다. 해당 목록에 포함된 차종들이다.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배제됐다.
중국은 2016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외국 업체 배터리가 포함된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자국 배터리 업체 보호 차원이다. 중국 전기차 가격 절반이 보조금으로 지원, 경쟁사들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였다. 지난 3월 국내산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가 3년 만에 추천 목록에 올랐지만, 최종 승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두 회사는 이번 결정을 반기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양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보조금 혜택을 처음으로 받게 된 부분은 의미가 있다”면서 “특정 품종에 대한 보조금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중국 시장이 크지만, 정책이 언제 바뀔지 모른다”고 말했다.
보조금 지원정책이 내년까지만 이어지는 부분도 걸림돌이다. 국내 업체들이 혜택받을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중국은 2021년부터는 보조금 지원을 중단할 예정이다. CATL, BYD 등이 배터리 업계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CATL 2위, BYD 4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내년까지만 보조금 지원정책을 펼치기로 했지만,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변동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상황에 따라 자국 기업 보호 기조를 이어갈 수도 있다. 계속 주시해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NE리서치는 “지난 10월 세계 각국 차량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7.7기가와트시(GWh)로 전년동월대비 25.8%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보면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의 사용량이 같은 기간 35.5% 급감했다. 미중 무역분쟁, 경기침체 등의 여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이번에 보조금 지원 범위를 넓힌 것은 자국 전기차 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차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