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선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중소형, 대형 OLED 분야 1위다. 다만 핵심공정 장비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일본 수출규제 이슈로 드러난 문제다. 장비업체 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캐논도키와 니콘은 OLED 관련 노광, 증착 장비를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사실상 독점 중이다.
OLED 제조공정은 크게 5단계로 나뉜다. 박막트랜지스터(TFT) – 증착 – 봉지 – 셀 – 모듈 순이다. 이 가운데 TFT와 증착은 OLED의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다. 고도의 화학 공정을 거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고부가가치 장비인 이유다.
TFT는 디스플레이 필수 부품이다. 얇은 필름 형태인 박막을 이용해 만든 트랜지스터다. 디스플레이의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의 밝기를 조절한다. 하나의 픽셀은 R(레드)·G(그린)·B(블루) 서브픽셀로 구성된다. 색을 구현하려면 서브픽셀에 전류를 보내야 하는데, TFT가 이를 담당한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로 이뤄진 전자회로다. 노광장비를 통해 회로 패턴을 새긴다. TFT 노광장비 시장에서 캐논도키와 니콘은 점유율 99.9%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분야 국내 업체는 전무하다. 가장 기본적인 제품을 위한 장비지만, 공급사가 없는 것이다.
TFT가 픽셀들을 조절한다면, 증착 공정은 픽셀 자체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통해 R·G·B 유기발광층과 정공주입층(HIL), 전자수송층(ETL) 등의 보조층을 만든다. 증착은 진공 상태에서 가열, 컬러 패턴을 형성한다. 제 위치에 유기물을 입히기 위해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사용한다. FMM은 얇은 막에 구멍을 내놓은 마스크다. 냄비에 물을 끓일 때, 수증기가 냄비 뚜껑에 맺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증착장비는 노광장비보다는 상황이 낫다. 스마트폰용 6세대 OLED는 캐논도키가 강세지만, 국내 장비사도 준비를 마쳤다. 선익시스템, 에스에프에이 등이 대상이다. 오히려 TV용 8세대 OLED는 야스가 선점했다. 패널이 커질수록 처짐 현상이 생긴다. 야스는 점착척을 개발, 기판 처짐을 방지했다. 기술 노하우는 10.5세대에도 적용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핵심장비 개발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손 놓고 있을 부분도 아니다”라며 “국내 업체들이 개발을 지속고 있어,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 중심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이동하는 만큼 개발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