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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비전GPS’, 도심 속 자율주행 시대 앞당긴다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KT의 정밀 측위 기술로 현행 자율주행의 두 가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국 어디서나 도심에서도 안정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 또 하나는 비싼 센서를 대체해 자율주행 보편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KT가 자체 정밀 측위 기술로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이원열 KT 융합기술원 5G 액세스 프로젝트팀장<사진>은 “KT 정밀 측위 기술이 적용되면 개활지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KT는 최근 라이다 센서와 고정밀GPS를 결합한 정밀 측위 기술인 ‘비전GPS’를 개발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고정밀GPS가 개활지에서는 수십 센티미터 이하 오차로 위치 정확도를 가지는 데 반해 도심에서는 그 성능이 수 미터까지 저하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원열 팀장은 “고속도로 같은 단순 도로 인프라에선 차선 인식도 쉽고 차량 속도도 비슷해 자율주행이 어렵지 않지만, 건물이 많이 들어선 도심에선 수신호가 반사돼 차량 센서가 아무리 많아도 교통 환경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면서 “정밀 측위가 도입되면 센서 수집 정보 정확도가 높아지고, 그럼 예측·분석 및 차량 제어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KT가 개발한 이 기술은 차량 이동 시 라이더 영상에서 추출된 특징점의 변화를 인식해 이동 거리와 위치를 산정한다. 도심지역의 3D 영상 데이터베이스를 별도로 구축할 필요가 없다. 또 카메라를 활용하는 방식과 달리 날씨나 조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이 팀장은 “GPS 음영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엔 3D맵을 기반으로 카메라를 달아 일일이 비교해서 위치를 추적하는 방안이 논의됐는데 사실상 비현실적”이라면서 “하지만 비전GPS는 라이다 센서를 이용해 레이저 펄스를 쐈을 때 물체에 반사되어 오는 포인트 클라우드를 생성해 거리와 방향 정보를 모두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 6월 강남대로에서 비전GPS의 정확도 검증을 진행했다. 자체 제작한 정밀지도에서 비전 GPS기반 측위와 GPS기반 측위 성능을 비교 검증했다. GPS는 도심에서 성능이 일정하지 않았으나, 비전GPS는 전 구간에서 차선을 구분할 정도의 안정적인 정확도를 보였다.

6월 측정 당시 KT는 비전GPS를 5G-V2X 단말에 탑재해 시스루(See-Through) 기술 시나리오를 실증했다. 이 기술은 전방 차량 영상을 후방 차량에 전달해 후방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돕는 것이다. 비전GPS를 이용하면 2대의 차량이 정확히 동일 차선에서 주행할 때에만 앞차의 전방 영상을 뒤차에 전달, 수많은 차량 중 앞뒤 차량 간 시스루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

KT는 비전GPS가 자율주행 보편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원열 팀장은 “현재 자율주행 센서의 능력은 가격에 비례하는데, 그만큼 자율주행 서비스가 고가여서 보편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정밀 측위 기술은 센서 단가를 낮춰 자율주행 보급을 쉽게 하자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가 GPS에 의존하지 않고도 도심 자율주행에 비전GPS가 적용될 경우 도심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라이다 센서와 GPS를 모두 탑재하고 있기에 추가적인 하드웨어 비용 없이 소프트웨어 전환만으로 비전GPS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

KT는 지난 8월 실시간 이동측위 위치정보시스템인 GPS-RTK를 먼저 상용 적용해 자동차 전용도로나 외곽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십 센티미터 수준의 위치 정확도를 이미 확보했다. GPS-RTK 보정정보 인프라를 KT 네트워크에 적용, 소프트웨어 기반의 저가 GPS-RTK 수신기도 개발했다.

향후 KT는 이 수신기를 제주 C-ITS 실증 사업에서 사용되는 렌터카 차량 3000대에 우선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비전 GPS를 GPS-RTK와 결합하여 연말까지 실증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KT가 보유한 자율주행차량에 순차적으로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이원열 팀장은 “추후 초고속·초저지연의 5G가 보편화하면 클라우드 기반의 실시간 정밀 측위도 가능해진다”면서 “KT는 오는 2020년을 목표로 KT의 전국 엣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자율주행차를 클라우드화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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