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주년을 맞은 네이버가 상당 폭의 변화를 맞았다. 하루 3000만명이 드나드는 모바일 메인 개편은 여러 실험 끝에 적용이 이뤄졌고 동영상 중심의 콘텐츠 제작과 편집, 소비에 이르기까지 끊이지 않는 사용자경험을 위한 체질 개선에도 나선다. 이용자가 보는 앞단의 변화가 이 정도라면 개발 뒷단에선 보다 과감하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디지털데일리>는 네이버를 움직이는 기술 리더들을 마블 캐릭터에 빗대 ‘네이버 어벤저스’라 이름 붙이고 이들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속 깊은 고민과 핵심 경쟁력의 원천을 짚어보고자 한다. ‘빅데이터 & AI 플랫폼’과 ‘검색엔진’, ‘엣지서버’, ‘SRE’에 이은 다섯 번째 어벤저스 팀은 ‘데브옵스’ 엔지니어들이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운)영자님, 검색속도 대박” 2018년 8월, 네이버가 운영하는 비영리 소프트웨어 학습 플랫폼 ‘엔트리’의 검색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자 학생 이용자들이 게시판에 이 같은 글을 올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 데브옵스(DevOps)를 맡고 있는 천세진 리더<사진 가운데>와 고진수 엔지니어<사진 왼쪽>, 김준영 엔지니어는 최근 그린팩토리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초등학생들이 너무 좋아했다”면서 당시를 떠올리며 흐뭇해했다.
데브옵스 개발자들은 네이버 이용자들이 알게 모르게 수많은 검색 서비스의 속도개선과 함께 안정화까지 도모하고 있다. 엔트리는 작업 결과의 한 사례일 뿐이다. 이를 감안하면 ‘네이버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를 대표하는 어벤저스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핵심 인재들이기도 하다.
◆‘네이버 데브옵스’란?=데브옵스(DevOps)는 정보기술(IT) 업계에 몸담고 있다면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s)의 합성어로 개발자와 운영자 간의 개발 환경 및 협업 문화를 뜻한다. 빠른 시일 내 제품을 개발·배포하며 안정적인 운영까지 목표로 하는 말이기도 하다.
고진수 엔지니어는 “데브옵스는 개발환경과 문화를 얘기하는 말로 그 안에 서비스 플랫폼이나 기획 개발 운영 QA테스트 등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며 “결국엔 한정된 자원으로 서비스를 빨리 만들어 정상적으로 론칭하고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면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또 “생산성을 높이는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처럼 데브옵스 문화가 자리 잡지 않았다면 네이버의 성장세는 진작 멈췄을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 28명이 네이버 데브옵스 조직에 몸담고 있다.
◆클라우스(Clous)의 탄생=네이버엔 어림잡아도 수백 개 검색 서비스가 존재한다. 검색 서비스를 만들 때마다 기획과 협의, 로직 설정·개발, 점검 그리고 운영 등을 매번 새롭게 반복하고 담당자를 배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회사 입장에서 보다 합리적인 데브옵스 방안이 필요했고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한 플랫폼이 ‘클라우스(ClouS)’다. 클라우드 서치(Cloud Search)를 줄인 말로 네이버 검색시스템을 유연하게 지원하기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이 덕분에 수만 대의 인프라로 구축된 네이버 검색시스템이 수십 명 내외의 인원으로 개발·운영될 수 있었다. 동시에 빠르게 확장성을 꾀하면서도 운영비용을 최소화했다.
천세진 리더는 “담당자를 정해서 그 서비스에만 투입될 수밖에 없다면 문제가 생겨도 그 서비스밖에 못 고치게 된다”며 “개발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5년,10년 운영을 하고 그 사이 개편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공통된 표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여러 기반 기술이 논의되다가 클라우드 환경이 대세가 되고 가상화 기술인 도커 컨테이너(Docker Container)가 나오면서 관련 조직이 만들어졌다. 2017년 4월부터 클라우스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는 게 천 리더의 설명이다. 1년여 개발을 가쳐 2018년 3월에 클라우스를 오픈했다.
◆메뉴 클릭하면 검색 서비스가 뚝딱=네이버는 클라우스를 통해 실제 검색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클라우스에선 문서 색인 구조 설정, 서버 단위 구성, 인스턴스 타입 설정, 파티션 구성 등 서비스 구축을 위한 모든 요소들이 사용자환경(UI)으로 제공된다. 영상 내에선 대시보드 메뉴를 몇 번 클릭하고 그 과정에서 실무자 간 의견을 주고받으니 검색 서비스가 금세 만들어졌다. 말 그대로 ‘뚝딱’하면 신규 서비스가 나오는 수준이다.
고 엔지니어는 “예전엔 장비 할당받고 커뮤니케이션부터 시작해서 발주하고 개발자 추가에 검색서비스의 검증과 테스트까지 오랜 시간이 들어가는데, 클라우스를 통하면 굉장히 섬세하게는 아닐지라도 필요한 기능을 넣어 빠르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클라우스를 통하면 기존에 1~2개월이 걸리는 서비스 구축 작업을 단 며칠로 줄일 수 있다는 게 네이버 설명이다. 서비스 확장 시에도 버튼 클릭 한 번으로 서버 추가도 할 수 있다.
그는 “클라우스가 각 서비스의 독특한 특성이나 섬세한 부분들까지 커버하진 못하지만 기능을 개선 중으로 특화된 부분들의 자유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