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올해 2분기 삼성전기는 울고, LG이노텍은 웃었다. 지난 1분기와 정반대다. 삼성전기는 주력 품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의 판매가 부진했다. LG이노텍은 주요 고객 LG전자의 ‘V50씽큐’ 판매 호조 효과를 누렸다.
양사는 각각 2019년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삼성전기는 매출액 1조9577억원, 영업이익 1452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40.1%, 전년동기대비 29.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치(컨센서스)보다 400억원 정도 부족했다.
삼성전기는 부진 원인으로 MLCC 수요 회복 지연을 꼽았다. 정보기술(IT) 시황 둔화로 재고 소진이 늦어진 탓이다. 이 때문에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만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이 하락했다. 이날 가철순 삼성전기 전무는 “MLCC의 수요 개선이 지연돼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MLCC 평균판매단가(ASP)가 전기대비 10% 정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판매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당초 업계에서는 신제품 출시로 2분기 카메라모듈 사업 호성적이 기대했다. 하지만 갤럭시S10의 흥행이 예상보다 길지 않았다. 모듈솔루션 사업부는 전기대비 매출액이 15% 감소했다.
반면 LG이노텍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LG이노텍은 매출액 1조5223억원, 영업이익 188억원을 달성했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기대비 흑자전환, 전년동기대비 40.1% 증가했다. 시장의 예상을 넘어선 호실적이다.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은 광학솔루션 사업부다. 매출액(8301억)이 전기보다 25% 증가했다. 트리플 카메라 모듈을 탑재한 V50씽큐가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이다. LG이노텍은 “멀티플 카메라 모듈 같은 시장 선도 제품의 판매가 확대되며 1분기 만에 흑자로 반등했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용 기판소재도 한몫했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포토마스크 등의 판매가 늘었다.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등 첨단 반도체 부품도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양사의 2분기 흐름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MLCC 부진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국환 삼성전기 전무는 “미·중 무역분쟁 등 거시경제 악화로 MLCC 분야 성장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중국 업체들의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출시라는 기대 요소가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스마트폰 거래선들의 신모델 출시는 MLCC 물량 반등의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 신제품용 트리플 카메라 양산을 본격화한 점이 호재다. LG이노텍은 “전략고객 신모델 양산 시작으로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고희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거래선향 트리플 카메라 초도 생산 수율이 견조하다”며 “이는 LG이노텍 실적에 대한 추가 상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