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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티브로드 합병 본계약…유료방송 M&A 레이스 본격화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방송 시장에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열풍이 불고 있다.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도 M&A 심사일정을 구체화했다. 향후 수개월간 통신방송 시장은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기관의 인허가 관련 심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SK텔레콤은 26일 오후 태광산업과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인수합병(M&A)에 관한 안건을 각각 의결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CJ헬로 인수합병 실패 이후 3년만에 케이블TV 업계 2위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SK텔레콤은 이날 합병을 의결한 만큼 30일내에 인허가 신청을 제출해야 한다. SK텔레콤은 관련절차를 서둘러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받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관련해 5월 8일까지 의견수렴을 실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인수, SK텔레콤은 합병을 추진하는 만큼 형태는 다르지만 통신사의 케이블TV방송사의 경영권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정부는 인수나 합병이든 지배력 측면에서 같은 무게로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통신사가 동시에 인수와 합병을 진행하는 만큼 공정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입장에서는 한건의 M&A를 심사하는 것과는 다르게 시장상황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분위기 자체는 우호적이다.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에 퇴짜를 놨던 공정위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과거판단이 잘못됐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2016년 공정위의 불허 결정으로 제대로 된 심사조차 진행하지 못했던 과기정통부 역시 유료방송의 진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통신방송업계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M&A가 불허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유료방송 시장이 IPTV, 케이블TV 2강 체제에서 IPTV 1강체제로 굳혀지는 만큼, 방송의 공공성·다양성·지역성 등에 대한 다양한 조건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플랫폼 사업자간 결합과는 별개일 수 있지만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의 한국 진출과 관련해 통신사들에게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건을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LG유플러스의 경우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에 대해 공정위, 과기정통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과거 공정위는 CJ헬로를 알뜰폰 시장에서 요금인하와 혁신을 주도하는 독행기업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미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경쟁을 유발하는 알뜰폰회사가 이통사 품으로 들어갈 경우 혁신을 주도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여기에 이통사(MNO)가 두개의 대형 알뜰폰(MVNO) 자회사를 보유하는 것에 대한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는 심사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알뜰폰 사업부문의 2년내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주체가 1위 SK텔레콤에서 3위 LG유플러스로 바뀐 것 이외에는 시장상황의 변동은 없다. 과기정통부가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한편, SK텔레콤의 경우 LG유플러스에 비해 한 단계 심사과정을 더 거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동의 부분이다. 인수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합병심사는 과기정통부가 방통위로부터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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