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인프라

“다양한 하이브리드 방식에 포커스”...한국HPE,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고삐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픈스택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던 HPE는 지난 2016년 1월 일찌감치 관련 서비스를 접었다. 퍼블릭 클라우드 대신 HPE가 주력하는 부분은 ‘하이브리드IT’다.

기업들이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기업 내부의 구축시스템(온프레미스)를 혼합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잘 운용하도록 돕는 한편, 관련 컨설팅이나 오케스트레이션 툴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전략이다.

이와 함께 IT장비를 소유하지 않고 기존 데이터센터 내에 두되, 과금은 사용한 만큼만 월 비용을 내는 ‘그린레이크’를 발표하며 시장을 혁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6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함기호 한국HPE 대표<사진>는 “HPE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포커스를 맞추고 2가지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HPE의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외에 ‘원스피어’라는 관리 툴을 통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관리하고 이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많은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으로 자사의 핵심 시스템을 이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기업의 85%는 비용이나 보안 등의 문제로 2~3년 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빠져나올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에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한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총소유비용(TCO)은 더 올라간다는 지적이다.

한국HPE 오제규 이사<사진 왼쪽>와 장정희 상무
한국HPE 오제규 이사<사진 왼쪽>와 장정희 상무

이에 따라 HPE가 최근 집중하는 것이 클라우드 컨설팅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미국의 AWS 컨설팅 선두기업인 CTP(클라우드 테크놀로지 파트너스)와 영국의 ‘레드픽시’를 인수했다. 레드픽시는 MS 애저 이전 서비스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함 대표는 “어떤 워크로드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올려야 할지, 기업이 직접 관리할 시스템은 무엇인지 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려는 기업을 위해선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스트럭처(HCI)나 그린레이크와 같은 새로운 IT소비모델을 제시한다.

HPE는 2017년 HCI 스타트업인 심플리비티를 인수했다. 타 HCI에 비해 강점을 가진 부분은 하드웨어 가속기(FPGA)를 통한 실시간 중복제거 및 백업·재해복구(DR)와 같은 고가용성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두 제공한다는 점이다.

오제규 한국HPE 이사는 “심플리비티라는 이름처럼 단순한 IT인프라 통합 기능에 더해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중소기업이나 원격오피스를 위한 용도에서 최근 데스크톱 가상화(VDI)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ERP·MES, 데이터센터 통합과 같이 대규모 워크로드에서도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HPE는 신한은행, SK E&S, 네패스, 대우조선해양 등이 심플리비티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경우 블록체인 개발을 위해 심플리비티를 도입했다. HCI 기반의 컨테이너 서비스를 클라우드에 적용, 기존 대비 개발에 소비되는 시간을 30% 절감시켰다는 설명이다.

또, SK E&S는 400유저 규모의 VDI를 구축했으며, 46:1이라는 중복제거율을 달성해 백업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네패스는 반도체 공장 생산관리시스템(MES) 및 ERP 용도로 사용했던 오라클 DB를 심플리비티에서 구동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소 내에 산재돼 있던 500여개의 가상머신(VM)을 통합했다.

오 이사는 “심플리비티가 HPE의 세일즈 역량과 합쳐져 성장 속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2배 이상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은 과금모델을 제시한 HPE 그린레이크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유전체 분석기업 ‘마크로젠’의 경우, 그린레이크를 도입해 자본비용(CAPEX)을 줄일 수 있었다.

한국 HPE 장정희 상무는 “그린레이크 플렉스 캐퍼시티(FC) 도입을 통해 마크로젠은 반복적인 IT구축 업무를 지양하고, 초기투자 없이 사용한 만큼만 지불할 수 있게 돼 재무적인 유연성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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