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9일 열린 KT 주주총회 현장을 찾았다. 입구부터 심상치 않았다. 바리케이드에 경찰버스까지 등장했다. KT새노조와 KT전국민주동지회 등은 플랜카드와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주총장 안에 들어가자마자 한 줄로 서 있는 경호업체 직원들을 보니 위압갑이 느껴졌다. 주총이 시작되자 노조의 고성이 주총장을 가득 메웠다. 플래카드를 들고 의자에 오르는 사람도 있었다. KT 대표를 향해 “황창규 퇴진하라” 구호 삼창도 수차례 이어졌다. 주총이 끝난 후 바닥에 드러눕고 직원과 실갱이를 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은 최근 어지러운 상황을 보여주는 듯 했다. 생각해 보면, KT 주총장은 늘 고성과 야유가 난무했다.
주총은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회사 대표와 임원을 주주 자격으로 만나, 함께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날이다. 주주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이기도 하다. 변화가 없다면, 다음 KT 주총도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경쟁사이지만 SK텔레콤 주총에서 좋은 점이 있다면 살펴봐야 한다. 물론,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주주와 소통을 늘린다는 점은 눈여겨볼만 하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해 주총에서 주주와 질의응답을 하느라 2시간 이상을 보낸 바 있다. 올해는 최고경영자(CEO)부터 4대 사업부문 사장이 직접 나와 주주들에게 사업현황과 미래비전을 주주들에게 상세히 소개했다. 한 주주는 대표에게 ‘연임’을 바라기도 했다. 박 대표 바람처럼 추후 파티형식 주총이 도입된다면, 축제로 불리는 워렌 버핏 주총 모습까지 기대할 만하다.
이제 KT도 아수라장 주총에서 벗어나, 소통하고 미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 주총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