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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19결산②] 악순환은 진행형…2009년에서 살고 있는 LG전자

윤상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 휴대폰의 정점은 지난 2009년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09년 LG전자 휴대폰 판매량은 1억1790만대다. 2008년 LG전자는 처음으로 연간 1억대 판매에 성공했다. 2008년 판매량은 1억80만대. 2년 연속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지난 10년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했다.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7년 5570만대 2018년 3970만대로 줄었다. 점유율 순위는 각각 8위다.

MWC19에서 LG전자 모습은 LG전자가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힘든 시절이 길어지니 훈수드는 사람이 많아진다.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간다. 책임져야 할 때는 책임질 사람이 없다. 조직은 침체한다. 난파선에 남을 선원은 없다. 배를 아는 사람은 줄고 배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는다.

LG전자는 MWC19 개막 전날인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국제컨벤션센터(CCIB)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었다. 롱텀에볼루션(LTE)용 ‘G8씽큐’와 5세대(5G) 이동통신용 ‘V50씽큐’ 2종이다.

발표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 북미 임원이 담당했다. G시리즈와 V시리즈 신제품 발표를 MC사업본부장이 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C사업본부장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권봉석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이 겸직한다. 발표 불참도 처음 겸직도 처음이다. 일각에선 ‘첫 권봉석폰’으로 불리는 것이 싫어서라는 관측이 나왔다. 스마트폰 개발 기간을 감안하면 이 제품은 LG전자 대표인 조성진폰이다. 전임 MC본부장 황정환 부사장은 1년 만에 나갔다. 영향력을 행사할 시간이 적었다.

조성진 LG전자 대표는 원가절감을 MC사업본부의 최우선 가치로 했다. 제품끼리 주요 부품은 공유했다. 제품군은 단순화했다. G8씽큐와 V50씽큐는 이 영향권에 있는 제품이다. 문제는 2개다. 우선 지금은 2019년이라는 점 두 번째는 스마트폰 브랜드 가치는 순위와 비례한다는 점이다.

MWC19에 참가한 상위권 업체 중 작년과 같은 디자인의 프리미엄폰을 들고 나온 회사는 없다. 작년 선보인 ‘V40씽큐’와 올해 공개한 G8씽큐·V50씽큐는 유사한 디자인이다. 신제품은 후면 카메라 모듈 단차가 없는 점이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전면 노치 디스플레이는 상단 중앙 전면 카메라와 센서를 파낸 M자형이다. LG디스플레이와 협업이 독이 됐다. M자형 올레드는 LG전자외 애플이 쓰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올레드 개발 일정은 애플과 물려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는 강하지만 소형 올레드는 약하다. LG디스플레이는 카메라만 비운 홀 디스플레이를 연내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G8씽큐는 상단 스피커를 없애고 화면이 스피커 역할을 하는 크리스털 사운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 패널을 썼지만 심미적 기여는 없다. 중국 업체는 이미 작년부터 카메라를 제외한 부위를 화면으로 채웠다. 손짓으로 조작하는 기능은 써먹을 방법이 애매하다. 손짓을 하려면 손짓을 한다고 인식시키는 단계가 필요하다. 두 단계다. 터치와 별 차이가 없다. 음성으로도 제어가 된다. 신기능을 넣어야 해서 넣은 느낌이다. V50씽큐 듀얼디스플레이는 잘못 꺼낸 답안지다. 액세서리로 홍보하는 편이 낳았다. 경쟁사 접는(Foldable, 폴더블)폰과 맞붙었으니 혹평은 당연하다. 액세서리 측면에서도 부족했다. 플립케이스와 비교하면 디자인 요소는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듀얼디스플레이를 닫았을 때 모습은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다.

작년 LG전자보다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한 업체는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오포 ▲샤오미 ▲비보 ▲레노버-모토로라다. 레노버 모토로라와는 비슷하다. 삼성전자와는 7배 애플 화웨이완 5배 오포 샤오미 비보와는 2배 이상 격차가 있다. LG전자 고가폰은 삼성전자와 10~20만원 차이가 난다. 다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중국 업체는 30~40만원 격차가 있다. 사양과 상관없이 가격은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다. LG전자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는 ‘사양 대비 비싸다’다. 중저가폰도 마찬가지다. TV와 생활가전 브랜드 가치와 스마트폰 브랜드 가치는 다르다. 하이얼 하이센스도 스마트폰을 만든다. 그들은 중저가폰이 주력이다. LG전자가 일반폰 시절 세계 3위까지 올라섰던 출발점이 ‘싸고 예쁜폰’이었다.

샤오미는 첫 5G스마트폰 ‘미믹스3 5G’를 MWC19에서 선보였다. 퀄컴 스냅드래곤855 플랫폼을 채용했다. 6.39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V50씽큐와 엇비슷하다. V50씽큐 출고가는 100만원 이상이 점쳐진다. 미믹스3 5G 출고가는 599유로(약 76만원)부터다. 한국 미국 유럽 모두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

한편 올해 LG전자 전시관은 LG유플러스와 협업이 눈길을 끌었다. LG유플러스의 5G서비스를 V50씽큐로 소개했다. G8씽큐 사용자환경(UI)은 중앙에 박스를 만들어 알렸다. 각각 따로 놀지 않고 어울림이 좋았다. 그러나 관객은 예년에 비해 적었다. 제품이 화제성이 떨어졌다. 악순환은 진행형이다. 손발이 맞지 않는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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