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기 접어든 SaaS 시장, 해외에선 잘 나가는데…국내는?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는 현재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SW) 지출의 약 15% 미만을 차지하고 있으나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SaaS 시장의 평균 성장률은 32% 이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SaaS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주식에도 반영되고 있다. 미 증시에선 SaaS 기업의 매출 대비 약 6~7배 이상으로 시장 가치가 평가되고 있다.
현재 SaaS 시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업체는 세일즈포스다. 주로 영업 및 마케팅에서 주로 사용되는 제품을 만든다. 인적자원관리(HCM)업체인 워크데이와 창작 및 마케팅 툴을 제공하는 어도비 등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협업·커뮤니케이션툴을 제공하는 슬랙, 개발자를 위한 툴을 제공하는 아틀라시안 등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3년 자사 주요 제품을 서브스크립션(구독) 기반의 SaaS로 전환한 어도비의 경우, 지난해 11월 마감된 자사의 2018회계년도 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90억3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매년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라이선스 기반 제품 및 서비스·기술 지원 매출을 제외하면 구독 매출이 전체의 88%에 달한다.
인사 및 재무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워크데이도 지난해 포춘 50대기업 가운데 절반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전년 대비 32% 늘어난 28억2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지난해 열린 자사의 연례 컨퍼런스에서 “18~24개월 주기로 신제품을 출시하던 과거에는 커뮤니티가 원하는 기술을 제 때에 제공할 수 없었으나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에선 30개 이상의 SaaS 기업이 현재 주식시장에서 최소 3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IT서비스관리(ITSM)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SaaS기업 서비스나우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26억달러에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식가치는 4000억달러에 달한다.
이같은 SaaS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전통적인 SW 제품에 비해 구축시간이 짧고 도입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신기술 적용이 용이하다는데 있다. 특히 구독 방식의 지불 방식 때문에 경기침체에도 고객 이탈이 크게 없고, 꾸준한 매출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W라이선스의 불법 사용 등으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기업의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면서 SaaS 도입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때문에 오라클이나 SAP,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전통적인 SW기업도 일찌감치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MS 오피스365 같은 구독형 제품은 현재 MS 매출에 큰 폭으로 기여하고 있다. 오라클이나 SAP도 ERP, HCM 등을 SaaS로 제공하거나 관련 업체 인수에 적극적이다.
워크데이나 서비스나우와 같이 태생부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공급한 신생업체는 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반면, 오라클과 같은 전통적인 SW 기업은 기존에 갖고 있는 거대한 온프레미스 SW 고객 기반을 SaaS 기반 소비 모델로 전환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아직 눈에 띄는 SaaS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글과컴퓨터나 영림원소프트랩 등 국내SW기업들도 자사 SW를 SaaS 형태로 전환해 제공하며 조금씩 성과를 나타내고 있으나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아시아의 슬랙을 표방한 ‘잔디’ 같은 국내 스타트업도 SaaS 형태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는 SaaS기업 육성을 위해 최근 정부에서도 GSIP(글로벌 SaaS 육성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전년보다 약 80% 증액된 58억원으로 예산을 증액해 3개 부문 20개 과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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