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골 깊어진 4분기 반도체…재고조정·특별상여금 등 영향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에 대한 우려가 더 깊어지고 있다. 특히 서버 수요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데이터센터 고객은 재고를 줄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특별 성과급 지출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애초 메모리 가격 하락과 동반한 계절적 비수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이에 대한 대비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고객사 재고 조정 수준이 기존 예상치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초까지 메모리 출하 부진으로 ASP(평균판매단가)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 인텔 CPU 공급 부족에 따른 PC 판매 둔화도 부담이다. 일각에선 주력 제품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점을 여전한 불안 요소로 보고 있다. 개인 간 거래를 토대로 한 현물가격과 기업 간 거래로 형성되는 고정거래가격을 무조건 동일시하기 어려우나 영향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는데다, 업계에선 비수기·가격 하락·고객사 재고 조정 등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이어서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현재 거래처들이 구매를 꺼리고 있는 가운데 가격 하락을 감수하고서라도 판매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외 클라우드 서버 장애’도 수요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특별상여금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DS 부문 총 특별성과급 지출 규모가 6554억원이라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선 특별 성과급이 4분기 실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서버 D램 수요 정체가 언제 해소될지가 관건이다. 다만,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가격 하락 구간에서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다 여러 매크로(거시경제) 변수가 겹쳐 투자 여건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는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을 기존 11조7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전망치를 낮췄다. 신한금융투자는 10조1000억원으로, 키움증권은 10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승우 연구원은 “빅데이터, 딥러닝,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데이터 수요 급증이라는 방향성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그러나 매크로 둔화 우려와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흐름 속에 버팀목이었던 데이터센터마저 보수적 재고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 궤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은 모양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의 도현우 연구원은 “분기 실적 반등은 내년 2분기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성수기 진입, 인텔 추가 투자로 인한 CPU 공급 부족 완화, 데이터센터 메모리 구매 재개 등으로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며 “주요 메모리 업체의 신규 캐파(CAPA) 투자 축소로 인한 공급 조절도 내년 2분기부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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