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비수기로 진입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D램 수요 비수기가 내년 1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바일·PC D램 수요가 부진함은 물론, 서버 D램 수요 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4일 한국투자증권의 유종우 연구원은 “비수기 기간(올해 4분기~내년 1분기) D램 수급은 약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3분기 모바일 D램, 컨슈머 D램 가격하락을 시작으로 4분기부터 PC D램과 서버 D램 가격도 하락할 전망이다. 수요가 공급을 밑돌아 D램 업체들의 재고가 증가할 경우 내년 1분기 가격 하락 폭은 확대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8월 세계 D램 출하량 증가율은 12%로 지난 5월 21%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D램 수요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버 D램 가격 하락이 기존 예상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일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고, SNS 업체들의 트래픽 증가율도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D램 공급이 증가하면서 전체 D램 수급이 완화돼 서버 D램 구매업체들의 주문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버 D램 수요증가율과 가격이 동반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세계 D램 매출은 아직 건재한 흐름을 보인다. WSTS에 따르면, 8월 세계 D램 매출은 전년 대비 36.5% 증가한 93억 달러(약 10조5000억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부터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승우 연구원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4분기 중 모바일 D램 가격 하락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WSTS의 전년 대비 D램 매출 증가율 추세도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 시장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8월 세계 낸드 매출(47억6000만달러, 약 5조4000억원)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는데, 전월(13.6%)보다 증가율 수치가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낸드 가격이 3분기와 4분기 각각 전 분기 대비 15%, 1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공급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평택 1공장 2층엔 D램과 낸드 캐파(CAPA·생산능력)를 각각 35K(월) 이상 늘릴 수 있는 공간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공간을 채우려는 움직임이나 내년 증설 계획 등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D램과 낸드 모두 설비투자를 지연할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는 덜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는 분위기다. M15를 통해 3D 낸드 공급을 적극 늘려 점유율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할 태세다. 다만 D램은 이미 지난 2년간 공격적인 공급 증가 전략을 추진해왔던 만큼 이제는 호흡을 가다듬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