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애플이 버블 논란에 휩싸였다. 애플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애플 등 미국 대형 IT주들이 동반하락했다. 이는 미국 증시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19일(미국 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0.15% 하락한 2만4754.75, 나스닥지수는 0.44% 빠진 6963.85, S&P500지수는 0.32% 떨어진 2681.47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 하락은 애플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노무라증권이 장 시작 전 내놓은 보고서가 문제였다. 노무라는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는 185달러에서 175달러로 내렸다.
시장에서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되면서 대형 기술주가 미국 증시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 하원의 세제개편안 표결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점도 증시 하락을 부추긴 요소로 파악된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50% 이상 상승하며 대형 IT 종목 중에서도 가장 큰 상승세를 보여왔다. 노무라는 이 같은 애플 상승세가 막바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그간 신제품을 출시한 이후 사이클을 살펴보면, 미래 주가수익비율(Fwd PER)이 13~15배 수준까지 올랐다가 8~9배로 하락하는 특징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노무라는 “현재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다”며 “아이폰5 판매 당시 12 개월 Fwd PER 가 13배까지 상승했으며 아이폰6 판매 당시에는 15배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현재 애플의 12개월 Fwd PER는 이미 15배”라고 지적했다. 이는 그간 흥행 여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아이폰X를 노무라가 어떻게 관망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일 키움증권(연구원 서상영)은 “결국 노무라는 애플이 아이폰X로 인해 이익 개선이 이어질 수 있으나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이 결과 대형 기술주에 대한 버블 논란이 불거지며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면서, 애플의 상승세도 꺾였다. 이날 애플 주가는 1% 넘게 하락했으며 페이스북, 구글 등 대형 IT주 모두 동반 하락했다. 세제개편안 통과가 미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증권사 분석이 무색해졌다.
한편, 애플에 대한 우호적인 전망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 RBC캐피털은 이날 “중국에서 아이폰X의 수요가 강력하다, 소비자들은 용량이 큰 메모리와 더 높은 가격을 선호하고 있다”며 목표주가 190달러를 유지했다. 키움증권은 “이렇게 엇갈린 애플에 대한 의견이 버블 논란을 야기시킨 노무라의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애플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 하락폭을 제한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