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애플·퀄컴 소송전…생태계 극한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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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퀄컴의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양사는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든 2010년을 전후로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이어왔으나, 애플은 노골적으로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에 불만을 내비쳐왔다.
급기야 애플은 지난 29일(현지시간) 퀄컴 스냅드래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특허를 침해했다며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했고, 퀄컴은 곧바로 카메라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에서 애플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걸었다. 더불어 아이폰X(텐)의 미국 내 판매를 중단해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 애플과 퀄컴의 다툼으로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서로 다른 생태계로 수익을 올려온 기업끼리의 다툼으로 봐야 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퀄컴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시스템온칩(SoC)과 같은 반도체 칩을 만들어 판다. 지적재산권(IP)이 포함된 만큼 이 칩이 탑재된 제품이 잘 팔릴수록 퀄컴에게 그만큼의 몫을 내어줘야 한다. 당연히 제조사 입장에서는 퀄컴이 눈엣가시로 보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퀄컴이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조300억원을 받았을 때, 공정위 전원회의에는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애플, 인텔, 화웨이, 에릭슨 등이 참여한 바 있다. 바꿔 말하면 ‘퀄컴 vs 反퀄컴’의 구도인 셈이고 애플과 퀄컴이 소송전을 벌이는 것은 각 생태계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反퀄컴 세력의 봉기=퀄컴은 스마트폰 업체의 집요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읍소해왔다. 퀄컴 돈 로젠버그 부사장 및 법무총괄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전 김학현 공정위 부위원장과의 ‘커넥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기업은 삼성전자이고 공정위에 로비를 했다는 것.
또한 그는 이번 애플과의 소송에 대해 “애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고, (그 수익은) 하청업체를 쥐어짜낸 역사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의 하청업체 쥐어짜기는 정평이 나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과 퀄컴의 결별은 기정사실이지만 실제로 가능할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년에 선보일 아이폰에 퀄컴 모뎀칩이 빠지고 전량 인텔, 혹은 미디어텍 제품의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현재 아이폰에는 퀄컴과 인텔의 모뎀칩이 나뉘어져 쓰이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사양에 있어서 퀄컴이 경쟁사보다 한 발 더 앞서 있는데다가, 통신사 호환 테스트나 성능 등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에서는 단연 압도적이어서 버라이즌, 스프린트를 사용한다면 퀄컴 모뎀칩은 필수다. 적어도 현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인텔, 미디어텍 등이 CDMA와 5세대(5G) 이동통신까지 모두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모뎀칩을 내놔야 하지만 당장은 어렵다.
한편 퀄컴은 브로드컴과도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두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퀄컴 투자자 사이에서 반도체와 IP를 담당하는 라이선스 법인을 분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갈수록 빡빡해지는 반도체 시장의 경쟁, 규제당국의 견제 등으로 퀄컴이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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