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현대중공업이 내년 생산라인 효율성 향상을 위해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의 생산라인 관리시스템엔 이미 빅데이터 기술이 도입된 상태다. 더불어 IoT(사물인터넷)와 클라우드도 내년 초부터 생산라인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현재 외주 인력에만 활용되고 있는 용접관리시스템도 내년 초부터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공장 지능화 베스트 프랙티스 컨퍼런스 2017’의 발표자로 나온 현대중공업 김경훈 부장은 이 같은 내용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OT(운영기술) 분야 과제로 데이터 분석 기반의 지능형 생산라인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스마트팩토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현재 공장지능화 등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
물론 현대중공업이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한다 하더라도 조선업의 특성상 당장 인력 투입비율을 크게 줄이는 것은 무리다.
김경훈 부장은 “조선업은 사람이 90% 이상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 지난 40년 이상 자동화 도입을 시도해왔지만 전체 공정 중에 (자동화 비율이) 10% 미만”이라며 “이미 10년 전부터 IT기술로 안전관리를 하고 있으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현상황을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선체 내/외판의 강도를 유지하거나 보강하는 부자재인 ‘B.L.T(Built Up T-Bar)’ 라인에 스마트공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작업 라인에서 일어나는 전 과정이 데이터로 전송돼 보다 편리한 관리 작업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아울러 회사 측은 생산라인 작업자들의 안전교육을 VR(가상현실)로 대체하는 등 재해율을 0.1%까지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VR을 통해 작업자로 하여금 실제 작업에 들어가기 전 동일한 작업환경의 가상 시뮬레이션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재해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우리는 원래 (재해율이) 0.3%다. 잘해야 0.3%다. 그만큼 (0.1%이란 목표는) 어려운 일이지만 이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한 스마트팩토리 갖춘다” = 현대중공업은 B.L.T 라인에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 부장은 본지와의 질의 응답을 통해 “빅데이터는 하둡부터 플랫폼 분석 툴까지 모든 영역에서 적용이 돼 있다”며 “IoT 플랫폼은 내년 초 계약할 예정인데, (우선) 데모플랫폼을 도입한 뒤 제품 및 생산공정에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도 내년 초 정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내 뿐 아니라 외부에도 공개되는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김 부장은 “일단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산정해보고, 밖으로 빼도 되겠다 싶으면 퍼블릭 클라우드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용접 모니터링시스템, 내년 초 적용 = 현대중공업은 최근 ‘용접 모니터링 시스템’을 사내 협력사 인력이 일하는 생산라인에 도입했다. 정식 직원이 아닌, 현대중공업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외주 인력에만 우선적으로 도입해 노사갈등을 피하는 동시에 시범운영으로 경험을 쌓겠다는 전략이다.
용접 모니터링시스템이 생산라인에 도입되면, 관리자는 개별 직원들의 작업 상황을 데이터로 전송받을 수 있고 향후 용접 불량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작업 효율이 떨어지는 직원에겐 그간의 작업 데이터를 제시해 재교육을 받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김 부장은 “(현재 본사 인력에는) 도입을 안 하고 있다. 최근 (용접 모니터링 시스템이) 1000대 정도 들어왔고, 2000대가 더 설치되고 있다. 그 2000대는 직영 인력들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마트 팩토리는 본질적으로 노조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와 관련한 국내외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노동조합원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것”이라며 “아직 시스템은 연결이 안 됐고 (노사간) 협의해 나가면서 아마 내년 초 2~3월 정도 (본사 인력 라인에도)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