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웅 칼럼

[취재수첩] 이통사 비난받는 이유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핀란드의 한 경영 컨설팅 업체가 내놓은 통신요금 관련 보고서에 한국 통신시장이 발칵 뒤집어졌다.

핀란드의 경영 컨설팅 업체 리휠(Rewheel)의 ‘2017 하반기 4G 가격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LTE 데이터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발표 이후 조사 기준이나 비교대상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LTE 1GB 데이터 가격은 13.4유로(1만7300원)로, 조사대상 41개국 가운데 가장 비쌌다. 30유로(3만8700원)로 사용할 수 있는 LTE 데이터량 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0.3GB로 사실상 최하위에 그쳤다.

데이터 단가 산정에 있어 비교 요금을 1000분 이상 음성통화 제공 요금제로 제한한 것을 비롯해 국내에는 MVNO(알뜰폰)을 제외한 점, 구글 번역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한 점 등 정확한 통계 데이터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우리나라 LTE 이용자들의 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약 6.8GB이다. 리휠 보고서 기준대로라면 10만원 이상의 데이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현재 사용하고, 지불하고 있는 요금수준과는 차이가 컸다.

숫자, 데이터를 찬찬히 살펴보면 제대로 된 통계는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처럼 보고서 수준을 감안할 때 야단법석 떨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용자들 반응은 달랐다. 아니나 다를까 국내 이동통신 요금 및 통신사에 대한 무조건적 비난이 반복됐다.

가계통신비 부담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 정부의 기본료 폐지가 사실상 무산됐지만 선택약정할인율 확대를 비롯해 저소득층 요금감면 확대,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 등으로 과거에 비해 요금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국민들이 체감하는 가계통신비 부담은 여전할 것이고, 요금인하에 대한 요구 역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지나칠 만큼 적극적인 네트워크 설비 경쟁으로 국내 통신 품질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요금에 대한 견해는 다를 수 있지만 이번 리휠 보고서처럼 한국이 터무니없이 비싼 나라가 아닌 것도 분명하다.

국내 통신사들이 세계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데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무조건적인 비난의 화살을 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자국 기업인만큼, 국민들이 엄격한 잣대, 기대가 있기도 하고 기업들이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알게 모르게 국민들 몰래 꼼수를 피웠고 국민들의 이익을 우선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기업의 지속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 국내 통신사를 비롯한 대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들로부터의 신뢰회복이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수많은 기업, 이용자들과의 상생, 끊임없는 혁신 노력, 나눔 경영 등을 통해 국내 통신사들이 무조건적인 비난에서 벗어나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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