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전문인력 0명”, 기업 내 정보보호 투자·인력 여전히 부재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사이버보안의 위협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정보보호 투자는 이에 발맞추지 못하는 형편이다. 제자리걸음을 보이거나 전문인력이 단 한 명도 없는 곳도 있다. 개선인식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여전히 보안을 비용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가 발표한 ‘2016 국내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정보보호산업 인력 수는 총 3만9928명이며, 이 중 정보보안 인력은 26.9%인 1만723명이다. 2014년 12월 기준으로는 정보보호 산업 인력 수는 3만5536명, 정보보안 인력은 27.7%인 9858명이다. 약 2년간 정보보안 인력은 약 8.8%, 865명 늘었다.
정보보호 공시제도에 합류한 10개 기업만 살펴봐도 정보보호 투자와 인력의 현 주소를 알 수 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정보보호 공시제도의 경우 씨디네트웍스, 서울 아산병원, 통신4사, 삼성웰스토리, 테크빌교육에 이어 최근 포뎁스와 티몬이 합류해 10곳을 채웠다.
정보기술부문 투자액 대비 정보보호부문 투자액 비율은 ▲테크빌교육 8.2% ▲삼성웰스토리 6.2% ▲KT 4.4% ▲LG유플러스 3.4% ▲SK텔레콤 3.5% ▲SK브로드밴드 3.4% ▲서울아산병원 9.5% ▲씨디네트웍스 4.9% ▲티몬 6.2% ▲포뎁스 8.2%로 나타났다. 10% 이상을 넘는 곳은 없었다.
정보보호부문 전담인력 비중도 적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은 0~1%대에 머물러 있었다.
총임직원 대비 정보보호부문 전담인력 비중은 ▲테크빌교육 2명 2% ▲삼성웰스토리 3.7명 0.06% ▲KT 252명 1.1% ▲LG유플러스 81.1명 1% ▲SK텔레콤 169.3명 3.8% ▲SK브로드밴드 88.4명 4.9% ▲서울아산병원 5.8명 0.07% ▲씨디네트웍스 3.2명 1.4% ▲티몬 11.5명 1% ▲포뎁스 0명 0%로 나타났다.
일부는 정보보호부문 투자액에서 인건비를 절반 이상 차지하기도 했다. 시스템 구입비 및 임차료, 유지보수비, 정보보호 서비스 이용료, 교육·훈련비용들 사이에서 인건비에 가장 많은 비용을 쏟았다.
정보보호부문 투자액과 정보보호 관련 인건비를 살펴보면 ▲테크빌교육 정보보호부문 투자액 1억3169만원, 정보보호 관련 인건비 7628만원(58%) ▲삼성웰스토리 12억7843만원, 3억3995만원(27%) ▲KT 910억407만원, 192억8526만원(21%) ▲LG유플러스 187억216만원, 31억8903만원(17%) ▲SK텔레콤 434억4268만원, 48억2362만원(11%) ▲SK브로드밴드 95억4247만원, 22억6847만원(24%) ▲서울아산병원 11억1249만원 4억7684만원(43%) ▲씨디네트웍스6억9342만원, 2억4842만원(36%) ▲티몬 16억1705만원, 6억7573만원(42%) ▲포뎁스 120만원, 0명이다.
이기혁 중앙대 융합보안학과 교수는 “생산적인 부서가 아니라는 생각에 기업 내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정보보호 인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일부 강제화는 필요하다”며 “보안사고가 발생하면 주가 하락, 기업 이미지 및 신뢰도 추락 등으로 이어지는데 무형의 브랜드 가치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안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보호 공시제를 적극 도입하면, 아무래도 더 신경을 쓰게 되고 인식 및 변화 관리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기업, 근로자, 국가 모두 상생하는 생태계가 형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이버위협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보안의 각 분야에서 특화된 전문인력과 고급 교육자들의 양성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더해졌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사이버교육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고급 교육자들과 사이버보안 연구개발 인력도 필요하다”며 “모든 분야에서는 최고급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성패를 결정한다”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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