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의료는 물론, 생활가전, 자동차, 웨어러블 기기 등에 쓰이는 디스플레이까지 손길을 뻗칠 계획이다. 이는 상업용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사이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우리 기업과의 직간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OE는 올해 1분기부터 15개의 새로운 디스플레이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의료, 가정용 가전, 자동차, 웨어러블 기기, 사이니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전자가격표시기(ESL) 등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사업이다. 4차 산업혁명은 물론 지금껏 손대지 않았던 다른 사업까지 폭넓게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BOE는 중국 쑤저우에 13억위안(약 219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디스플레이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여기에서는 ESL, AR, VR, 자동차 등 다양한 종류의 신규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BOE는 2021년 이 라인의 캐파(CAPA·생산량)를 6000만 세트까지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유관 기업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사업 확장을 수월히 전개하기 위해 생산부터 최종 제품 판매까지 모든 경영활동에 관여하는 ‘수직통합’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
다만 업계에서는 BOE가 제대로 사업을 이끌 수 있을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OLED와 같은 새로운 디스플레이 개발은 가능해도 ‘양산’과 ‘안정적 수율’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여전히 넘어야할 관문이 많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영과 관련한 문제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데이비드 시에 전무는 “다수의 팹(Fab)을 내부적으로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중요한데 (BOE는) 이런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다”며 “중앙화된 경영 관리가 필요하다. 한국을 모방하지 않고 어떻게 독자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냐도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