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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빠른 ‘삼성판’ 세대교체…2기 3톱 CEO 체제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31일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사회를 통해 사업부문장 인사를 단행했다. 권오현 부회장의 자리는 메워지지 않았고 대신 3톱 최고경영자(CEO) 체제 2기를 위해 윤부근, 신종균 대표가 물러나고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이 각각 디바이스솔루션(DS), 컨슈머일렉트로닉스(CE), IT&모바일커뮤니케이션(IM) 부문의 수장이 됐다.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이사로 선임된다. 대표이사로 오른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의미로는 지난 2012년 권오현(DS), 윤부근(CE), 신종균(IM) 3톱 각자대표 체제 2기가 구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경영지원실장(CFO)을 맡아온 이상훈 사장도 물러난다. 하지만 이 사장이 이사회 의장에 추대되면서 권오현 부회장의 역할을 이사회 내에서 맡게 됐다. 더불어 대표이사가 아닌 등기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선임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한 이후 처음으로 이 자리에 오른 케이스가 됐다.

3톱 최고경영자(CEO) 체제의 유지, 지금은 해체된 미래전략실과 경영지원실장 등 전략·기획 업무를 맡아온 이 사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은 안정적 기조 속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를 본격적으로 대비했다고 봐야 한다. 윤부근, 신종균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를 1년 단축하면서까지 발 빠르게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부문장 인사도 눈여겨봐야 한다.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장은 각 사업부에서 오랫동안 부문장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각각 전동수, 윤부근, 신종균 사장의 길을 그대로 걷고 있기도 하다. 공식화되지는 않았으나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부문장 후보 인력풀을 만들어 후계자 양성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많은 외국계 기업이 활용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고 이재용 부회장은 물론 최지성 실장(부회장)까지 구속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삼성전자는 3년 이후를 내다본 것으로 관측된다. 이르면 이번 주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당장 이상훈 사장과 함께 사업부장이 공석이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도 선임해야 한다.

결국 미래전략실 출신 임원이 얼마나 삼성전자로 복귀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사업부장은 각 사업부의 부사장에게 자연스럽게 계승되겠지만 CFO는 무게감이 다르다.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지만 각 조직간 유연한 연결을 위한 적임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부문장 인사에 대해 조직을 쇄신해 활력을 주는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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