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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더 빨라져서 뭐하냐고?…인텔이 바라본 ‘불평등 해소’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5세대(5G) 이동통신은 기존 롱텀에볼루션(LTE)과 비교했을 때 더 빠르고 강력하며 이제껏 상상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본격적인 사물인터넷(IoT) 시대와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이 대표적이다. 폭증하는 데이터와 다양해지는 삶의 형태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5G를 이야기할 때 이와 같은 장밋빛 미래를 언급한다. 2세대(2G)에서 3세대(3G)로 또 LTE로 넘어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입바른 내용이 아니라 진짜 5G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 당연히 시대의 요구가 가장 크다. PC를 비롯해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전 세계적인 보급으로 정보의 홍수가 시작됐고 그만큼 잘 걸러서 듣는 것이 중요해졌다.

스스로가 정보의 질을 판단해 자신에게 유리한 행동에 이르기까지는 개인차와 함께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궁극적으로 빈부격차와 연결된다. 바꿔 말하면 과거에 비해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됐지만 얼마나 필터링이 이뤄진 정보인지 판단하는 문제는 별개가 됐으며 이는 정보격차의 여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정부가 2015년 조사한 우리하나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계층별 정보화수준 및 스마트정보화수준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장애인, 장노년, 저소득, 농어민,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PC가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기기의 정보화수준보다 더 높았다. 접근, 역량, 활용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더 우수한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 기기가 빠른 속도론 대중화됐고 PC와 비교했을 때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사용자 경험(UX)에 있어서 유리하다고 여겨졌으나 실제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단순히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고 해서 정보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5G는 IoT 시대를 맞아 누구나 보편타당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선 주파수↔액세스 네트워크↔코어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5G 상용화 시대에 인텔이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있다.

◆5G 잠재력 모두 이끌어낼 수 있도록 유도=이미 인텔은 고객(기업)이 소유한 장비(Customer Premises Equipment, CPE)를 가상화가 얹어진 서버 한 대로 해결하는 ‘가상화기반(vE)-CPE’부터 네트워크가상화(NFV),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에 이르기까지 5G에 필요한 기반 기술과 장비를 갖춰놓고 있다. 가려운 부분은 적극적인 협업으로 해결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통신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정보격차 해소에 있어 인텔의 경쟁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 바로 코어 네트워크다. 5G가 아무리 빠르고 응답속도나 초고밀도의 대용량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아우르고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 강력한 마이크로프로세서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인 알테라를 인수합병(M&A)한 것도, 제온 프로세서가 ‘스케일러블’이라는 이름을 붙여 코어수를 늘리고 널찍한 고속도로처럼 데이터를 쭉쭉 내보내도록 버스 구조를 바꾼 것도 모두 5G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간단히 풀면,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고 눈 깜짝할 사이에 데이터가 오가는 시대는 정보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단초가 된다. 당연히 네트워크는 더 똑똑해져야 한다. 새로운 통신 기술들은 이제 새 하드웨어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를 통해 가상 네트워크 서비스로 대체된다. 그 네트워크의 접점마다 통신 데이터와 함께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 빠른 프로세서는 필수적이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인텔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협업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 통신사와 장비제조사 솔루션 개발을 지원할 정도다. 대표적인 것이 네트워크 장비 관련 라이브러리 ‘데이터플레인개발도구(DPDK)’다. 더 많은 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공개됐고 인텔의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도 묶어서 오픈네트워크플랫폼(ONP) 시스템까지 제공한다.

◆5G는 성장의 선순환 연료=5G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쓰임새다. LTE가 등장하면서 3G보다 더 낫다고 평가받은 부분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지금도 3G 속도가 아쉬워서 LTE를 사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국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정보격차 해소에 있어서 근간이 되는 것은 얼마나 수시로 편리하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스마트 기기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용의 중요성을 대다수의 일반국민이 인지하고 있을 정도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무선 융합 환경에서 PC 및 스마트 기기의 통합적 활용을 중심으로 하는 4대 계층의 스마트정보화수준은 일반국민의 59.7% 수준으로, PC 기반 유선 인터넷의 기본적 이용을 중심으로 하는 정보화수준(79.5%)에 비해 크게 저조했다.

바꿔 말하면 수많은 기기를 하나로 묶어주고 정보 자체의 쓰임새가 폭넓게 구현됐을 때 정보격차 해소의 지름길이 된다. 5G와 함께 IoT는 그 무한한 가능성만큼 파편화가 쉽게 발생한다. 그래서 인텔로 시작해서 인텔로 끝내자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5G 세상을 만들자는 것, 그것이 바로 인텔이 내밀고 있는 ‘성장의 선순환’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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