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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인정해준 회사서 창업까지…‘네이버웹툰’ 성공 스토리 들어보니

이대호

-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네이버는 무한도전 같은 회사”
- 아이디어 좋다 판단되면 서비스 구현까지 적극 지원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고 몰두하는 덕질과 직업이 일치했다는 이른바 ‘덕업일치’를 꿈꾸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덕질은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일본어 오타쿠(Otaku)가 우리말로 순화된 오덕후(또는 오덕)에서 파생된 단어로 좋아하는 분야나 일에 몰두하는 행위를 뜻한다. 덕업일치는 좋아하는 일이 업무와 연관돼 성공까지 이룬 사례를 일컫는다. 자아실현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덕업일치를 이룬 ‘성공한 덕후’ 대표 사례로 꼽히는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사진>가 지난 6일 얼리스테이지 전문 벤처캐피털 스프링캠프와 스타트업 업무 공간 피치트리 그리고 청년창업 네트워크 프리즘이 공동 주최한 '스타트업 반상회'에서 만화 덕후 사원에서 독립 법인 최고경영자(CEO)가 되기까지 일련의 스토리를 공유했다.

김준구 대표에게 네이버 입사는 기회였다. 당시 네이버엔 웹툰은 커녕 만화팀 조차 없었을 때지만 무조건 만화와 연관된 일을 찾고 또 만들어갔다. 개인적으로 실현 가능한 작은 아이템부터 회사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일을 점차 현실화시켰다.

김 대표는 “네이버는 소위 무언가에 미쳐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다”라며,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네이버 안에서 다른 사람도 인정할만한 가능성을 입증하고 규모를 키워보는 것도 창업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업 자체를 목표로 삼기 보다는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위한 능동적인 수단으로 여길 것을 조언했다. 창업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기보다는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창업도 잘 풀릴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대표는 ‘사내 창업이 좋은 점’을 강조했다. 아이디어를 발휘하는 것부터 대규모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까지 업무 스케일에 따라 필요한 인력이나 예산 등이 달라지는데, 사내에서의 창업은 보다 체계적인 자원과 역량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나 역시 외부로부터 창업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개인이 창업해서 할 수 있는 일의 스케일과 네이버 안에서 키울 수 있는 스케일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필요한 풍부한 자본과 인력 등 회사 밖으로 나가서는 절대 시도해볼 수 없는 자원, 또 점점 더 커지는 재량권이 네이버에는 있었다”며 자신을 사례로 들었다.

또 김 대표는 “디즈니의 수많은 캐릭터들 혹은 심슨과 같이 창작자의 가치관이 투영된 상징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는데, 이 꿈 역시도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회사에 입증해가며 이뤄보려고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준구 대표는 이 같은 시도를 가능하게 했던 네이버의 기업문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사원 한 명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팀이 셀(Cell)과 사내 독립 기업(CIC)을 거쳐 지난 5월 1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첫 사례다.

네이버는 좋은 아이디어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를 ‘프로젝트’로 조직화하며 단 기간에 실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실제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조직별 업무 특성 방향에 따라 자율적으로 예산을 운영할 수 있는 책임예산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직원들이 직군이나 연차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사내 쇼케이스도 확대하고 있다.

김준구 대표는 “졸업 후 바로 창업하는 리스크가 부담된다면 네이버에 와서 적극적으로 자기만의 아이템을 키워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네이버는 입 밖으로 무심코 뱉은 모든 말이 실현될 수 있는 무한도전 같은 회사”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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