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전자 평택공장 워밍업!…3D 낸드 ‘초격차’ 시작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삼성전자가 총 부지 면적 289만㎡(87만5000만평)에 15조6000억원을 투자한 평택 반도체단지(18라인)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본격 가동을 위한 작업은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직류(DC) 500킬로볼트(kV) 고덕변환소 변환설비 설치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달 후반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당초 내년 6월에는 2기 라인 건설을 시작함과 동시에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예비전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분간 탄력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당진변전소 건설 공사를 둘러싸고 일어난 갈등 때문이다. 지난해 한전이 지자체(당진시)를 상대로 2심에서 승소했으나 이로 인해 완공 시기가 2020년으로 미뤄졌다.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는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에 사상 최대 규모를 투자한 만큼 3D 낸드플래시에서 확실한 초격차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첫 단추가 바로 4세대(64단) V낸드다. 이 제품은 256기가비트(Gb) 3비트(TLC)로 만들어지며 ‘초고집적 셀 구조·공정’, ‘초고속 동작 회로 설계’와 ‘초고신뢰성 차지 트랩 플래시(Charge Trap Flash, CTF) 박막 형성’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원가절감, 생산량 확대라는 차원에서 64단 V낸드는 현존하는 3D 낸드플래시의 정점으로 불린다. SK하이닉스가 72단 제품을 개발했으나 36단 3D 낸드플래시를 두 개 이어붙인 ‘더블스태킹’ 방식을 적용, 단일로 셀을 쌓는 ‘싱글스태킹’과 비교해 더 많은 공정과 재료 및 시간이 걸린다. 풀어 말하면 3D 낸드플래시에서 10단 안쪽의 적층수로 우위를 따지기보다는 얼마나 많은 용량을 시의 적절하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평택공장은 금액뿐 아니라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으로도 최대다. 월 300㎜ 웨이퍼 투입 기준으로 30만장에 이른다. 본격적으로 64단 V낸드 생산이 이뤄지면 월 웨이퍼 5~6만장 수준에서 1단계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18라인의 약 절반 정도를 채우게 된다. 시황이 좋다면 추가로 클린룸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예상대로라면 연말까지 월 웨이퍼 10만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연말까지 10만장 처리 가능할 듯=생산이 안정화에 다다르면 다음 단계는 선행 연구개발(R&D)이다. 이미 5세대(96단) V낸드 개발에 들어간 상태이고 이르면 올해 안으로 성과물을 발표할 수도 있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후에는 싱글스태킹, 혹은 더블스태킹이 모두 고려되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 제품이 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다. 3D 낸드플래시는 이론적으로 100단 이상까지도 쌓을 수 있으나 문제는 돈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이 이뤄지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3D 낸드플래시는 ‘화학적 기계적 평탄화 후공정(포스트-CMP)’ 공정이 핵심이다. CMP 공정은 화학적 슬러리 제제를 사용한 기계적 연마를 통해 전극배선 형성 및 유전막을 평탄화하는 단계다. 그만큼 많은 반도체 재료와 관련 공정(클리닝 등)을 필요로 한다. 평택공장 주변으로 수많은 1차 장비·재료 협력사가 자리를 잡은 이유다.

한편 1기 라인 완공 후 이 곳에 입주할 인력 수는 3000명에 달한다. 41조원의 생산유발과 15만명의 고용창출 등의 경제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D램·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 적어도 3년 동안 평택공장은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생산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평택공장을 중심으로 V낸드 투자에 집중하며 D램은 시황에 따라 캐파 유지 기조를 이어가면서 첨단공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안에 월간 생산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려 수요 증가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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