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에 적당한 디스플레이는?…‘LCD vs OLED’ 충돌
“가상현실(VR) 시장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단단한 것에서 유연한 것으로 진화하는 플라스틱유기발광다이오드(POLED)가 시장을 이끌 것”
양준영 LG디스플레이 연구위원<사진>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플렉스 코리아’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 위원은 “OLED의 가장 큰 특징은 레이턴시(지연시간)가 빠르다는 것”이라며 “(지연시간이 길면) 고개를 돌렸을 때 화면이 늦게 따라오면 어지럼증, 울렁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OLED로 만든 VR 기기의 응답속도는 100만 분의 1초인 마이크로세컨드(μs) 단위다. 1000분의 1초인 밀리세컨드(ms) 단위의 액정표시장치(LCD)에 비해 1000배 이상 빠른 수치다. LG전자가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2017)를 통해 LG디스플레이의 OLED가 적용된 VR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것도 응답속도를 고려한 결과다.
반면 LCD를 활용한 VR 기기도 지속 개발되고 있다. 이들은 LCD가 응답속도는 뒤쳐질 수 있지만 OLED보다 화질이 높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모양새다.
실제로 구글과 샤프는 VR 기기에 들어가는 LCD의 응답 속도 개선을 위해 손잡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구글의 VR 개발 담당자는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국제 디스플레이 학회(SID)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구글과 샤프는 잔상이 남지 않는 LCD와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백라이트유닛(BLU) 등의 기술도 공동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이 완료되면 해당 LCD는 구글 VR 기기에 탑재될 방침이다.
중소형 OLED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도 VR용 LCD에 관심을 보인 상태다. SID2017에서 VR는 물론이고 증강현실(AR), 홀로그램에 적용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LCD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1.96인치 크기에 해상도는 UHD(3840×2160)를 구현해 픽셀밀도가 세계 최고인 2250ppi에 달한다. 1㎠의 화면에 78만개의 화소가 집적됐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VR 기기 시장규모는 지난해 67억달러(7조5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700억달러(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훈 기자>cjh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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