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무리수?…“AWS·MS 클라우드에선 오라클DB 라이선스 2배로 인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라클이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구동되던 자사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의 라이선스 정책을 변경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AWS나 MS 클라우드를 이용하면서 오라클 DB를 이용한다면 기존에 부과되던 라이선스보다 2배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AWS, MS로서는 자사 클라우드 고객이 오라클 DB를 적용하고 있다면 클라우드 서비스 원가를 낮출 수 없게 된다.
이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 MS 등과 격전을 치르고 있는 오라클이 ‘DBMS’ 라이선스 정책 변형을 통해 궁극적으로 '오라클 클라우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행사에서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은 AWS을 최대 경쟁자로 지목하며 “오라클 DB는 오라클 클라우드에 최적화돼 있어 경쟁사보다 훨씬 속도가 빠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 있다. 이번 라이선스 변경을 통해 가격도 싸다는 점을 부각시킬 곳으로 보인다.
실제 오라클은 과거에도 타사 제품에서 구동되는 DB라이선스를 자사에 유리하게 수정한 바 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 이후 경쟁사가 된 HP, IBM의 유닉스 서버에 적용되는 DB 라이선스를 코어당 0.5에서 1.0으로 높여 비난을 산 바 있다.
오라클은 지난달 23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의 오라클 소프트웨어 라이선싱’을 수정,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AWS와 MS에서의 DB 라이선스 체계가 변경됐다. 기존에 적용하던 인텔 코어 지수(Intel core factor)를 없앴다. 기존에 오라클은 인텔 코어(제온 프로세서)당 0.5를 부과했었지만, 이번 변경된 정책에선 이를 2배인 1.0으로 상향했다. 예를 들어 8개의 코어를 이용한다면 기존에는 4코어 라이선스만 부과됐지만 이제는 2배인 8코어 가 적용되는 셈이다.
다만 AWS과 MS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들 모두 개별 코어(가상머신)의 단위가 vCPU인데, AWS의 경우 인텔의 하이퍼쓰레드 기능을 사용한다. 하이퍼쓰레드는 실제 하나의 CPU 코어를 가상으로 2개로 인식시키는 기능이지만 실제 코어가 2개인 것과 비교해선 성능은 낮다. 하이퍼쓰레드 기능을 사용하는 AWS는 실제 2개의 vCPU가 돼야 1개의 진짜 코어가 완성된다.
MS 애저는 하이퍼쓰레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1vCPU가 1코어다. 오라클의 수정된 문서에선 이 점을 명시했다. 기존에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오라클이 1개 코어에 0.5 지수를 대입해 AWS의 경우 2개의 vCPU, MS 애저는 1개의 vCPU에 0.5의 라이선스를 적용했다면 이를 1개 라이선스로 늘린 것이다.
만약 클라우드 환경에서 8코어 가상머신(VM)을 사용한다고 한다면(AWS은 16vCPU, MS는 8vCPU) 기존에는 4코어 라이선스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8코어 라이선스가 부과되는 셈이다. 물론 기업마다 오라클과의 계약에 따라 상이할 수는 있다.
관련 업계에선 이같은 오라클의 라이선스 정책 변경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오라클은 이번 라이선스 변경을 통해 AWS이나 MS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엔 DB 이용 요금을 비싸게 받는 대신, 자사 클라우드로 옮겨올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클라우드로 옮겨오는 기업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오라클 DB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마이SQL이나 포스트그레스SQL와 같은 오픈소스 DB 혹은 AWS의 DB 서비스인 ‘오로라’ 등으로 DB를 교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 변경이 실제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또 많은 대기업들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지만, 오라클 DB 등을 사용하는 미션 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은 여전히 레거시로 남아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결국 ‘기업형 클라우드’를 표방하는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자사 DB를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도록 한 측면이 크다는 평가다.
한 국내 AWS 파트너 관계자는 “아직까지 오라클 DB 라이선스와 관련된 문의는 없다”며 “오라클 DB를 사용하는 대규모 워크로드를 AWS으로 옮긴 국내 기업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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