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신년기획] D램·낸드 이후 차세대 메모리는?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현재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D램, 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다. 연간 3000억달러(약 365조4000억원)에 이르는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는 3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비중으로만 따지면 비메모리 반도체가 더 높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라는 대표제품으로 정리가 이뤄졌고 치킨게임이 끝난 상태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웨스턴디지털(샌디스크), 도시바 등 몇몇 업체가 이익을 나눠가지고 있다.
특히 D램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압도적으로 삼성전자가 1위를 달리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쓰임새가 넓어지면서 고성장이 점쳐짐에 따라 업체 사이의 연구개발(R&D) 경쟁은 물론 합종연횡이 일어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인텔은 3D 크로스(X)포인트(옵테인)라 부르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중간적 성격을 가지는 일종의 상변화(P) 메모리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옵테인의 성능과 정체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지만 중요한 점은 인텔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해 진지한 시각을 가지고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외에도 D램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했으나 있으나 일본 반도체 업계의 공세로 제품을 포기한 바 있다. 낸드플래시와 같은 보조저장장치는 전통적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면서도 클라우드, 빅데이터 시대에 가장 적합한 메모리 반도체라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인텔 입장에서 놓치기 싫은 제품이다.
옵테인에 대항해 삼성전자도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어느 정도 진행한 상태다. 이미 2000년대 중후반까지 P램이나 저항변화(Re)메모리 등의 기초연구가 이뤄져있다. 관건은 D램, 낸드플래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옵테인이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느냐다. 사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수율이 떨어지고 가격이 비싸다면 시장에서 제한된 영향력만 가질 뿐이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농익은 낸드플래시 기술을 바탕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 대비에 나설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Z-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Cell) 하나에 1비트를 저장하는 싱글레벨셀(SLC, 1비트)이 대표적이다. SLC는 멀티레벨셀(MLC, 2비트)이나 트리플레벨셀(TLC, 3비트)보다 비싸고 용량이 작지만 성능은 압도적이다. Z-SSD는 SLC 기반의 적층 반도체로 용량에서는 다소 손해를 보지만 속도와 안정성 측면에 있어서는 그 어떤 SSD와도 비교하기 어려워진다. 용량은 4세대(64단) V낸드 등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계산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MDS(Managed Dram Solution)를 준비하고 있다. MDS는 D램 용량을 늘리면서도 성능을 모두 고려한 기술이다. 일반 D램과 비휘발성메모리(NVM)의 중간 형태로 용량, 가격, 성능, 전력소비량에서 평균 이상을 나타내면서도 내구성과 공정의 완성도에서 더 낫다는 평가다. 옵테인과 마찬가지로 D램과 낸드플래시의 중간 형태에 있다고 보면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메모리 요구사항은 ‘대역폭’, ‘용량’, ‘지속성’이다. D램과 같이 주메모리로 쓰이는 반도체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속도가 느리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시대에 더 빠르고 전력소비량이 낮은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술전환이 필요하지만 비트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 어떻게든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MDS는 이런 시대적 요구사항의 일환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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