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HV, 내년 방송통신시장 지각변동 주역되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솥밥을 먹을 뻔 했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내년 방송통신 시장의 지각변동의 주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추진을 발표했다. 이후 양사는 M&A 성사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권역에서의 경쟁제한을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림에 따라 맺어지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양사가 다시 결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SK텔레콤은 여전히 케이블TV 인수에 관심이 있다. 하지만 CJ도 상황이 바뀌었다. 셀러에서 바이어로 전환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성장이 정체된 방송통신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하반기 인사에서 양사 모두 인수합병(M&A)와 신성장 사업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인사를 대표에 앉혔다.
21일 SK그룹은 SK텔레콤 CEO에 박정호 SK(주) C&C 대표를 선임했다. 박정호 사장은 M&A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SK텔레콤 재직 시절 내부에서 반대가 심했던 하이닉스 인수 때 강하게 인수를 추진,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
SK그룹은 M&A로 성장을 지속해왔다. 현재 SK텔레콤은 무선보다는 유선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 방송 및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하고 이동통신과 결합시켜 다양한 서비스를 현실화 시킬 수 있다. 수익성이 높은 이동통신에 대한 해지율 방어는 덤이다.
올해 SK텔레콤은 석연치 않은 공정위 판단으로 꿈을 접어야만 했지만 박정호 사장의 부임으로 내년 보다 공격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CJ헬로비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사실 CJ헬로비전 매각은 수익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그룹의 플랫폼 여러 전략 중 하나였다. 매각이라는 카드 이외에 자체 성장, M&A, 통신 플랫폼 전환 등 준비된 카드는 많다. 매각 카드가 불발로 돌아선 마당에 다시 똑 같은 카드는 꺼내지 않기로 했다.
셀러에서 바이어로 태세전환을 했다. 또한 변동식 전 대표를 다시 공동대표로 앉히며 상당한 권한을 부여했다. 그룹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같은 권역에서 경쟁하던 개별SO인 하나방송을 인수하며 M&A 큰 손의 등장을 알렸다.
변동식 대표는 하나방송을 인수하며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을 다시 점화하고, 새로운 동력을 창출할 신수종사업으로 케이블 퀀텀점프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CJ헬로비전이 통신사업자를 인수하기는 어렵다. CJ헬로비전 M&A 대상지는 같은 케이블TV 방송사업자가 될 소지가 높다. SK텔레콤의 계획과 겹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하나의 변수는 CJ헬로비전이 이동통신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신규 이통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리스크를 나눌 수 있는 컨소시엄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여전히 CJ헬로비전은 알뜰폰이 아닌 자체 네트워크를 가진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형 M&A나 신규 이통사 진출 모두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현실화 가능성을 매길 수는 없다. 하지만 성장이 멈춘 방송통신 시장에서 두 거대 기업이 같은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방송통신 시장은 올해처럼 두 회사에 의해 출렁 거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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