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페이퍼스' 2차 명단 파장속… SAP코리아, 무대응 거리두기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의 공동 조사를 통해 지난 10일 ‘모색 폰세카’의 유출 문서에서 발견된 한국인 54명의 명단을 이날 추가 공개한 가운데 유력 IT업체인 SAP코리아의 형원준 대표가 언급돼 국내 IT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일명 ‘파나마 페이퍼스’로 불리는 이 자료는 파나마 법률회사인 ‘모색 폰세카’의 내부문서로 사상 최대규모의 조세 회피처 자료를 담고 있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뉴스타파는 추가 공개한 명단에서 장진호 전 진로 회장, YBM시사, 대우그룹 임직원, 형원준 대표 등이 명단에 등장하며, 한국인 175명과 국내 주소 154곳이 검색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형 대표는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 두 곳에 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형 대표가 주주 겸 이사로 이름을 올린 회사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세워진 Venno Trading Limited와 Canda Group Ltd., 두 곳이다.
다만 형 대표가 주주 겸 이사로 이름을 올린 시점은 모두 지난 2003년 6월5일로, 당시는 형 대표가 SAP코리아가 아닌 i2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사장을 지내고 있을 때라고 부연했다. 그리고 이 두 회사의 설립자도 Ye Lan이라는 중국 국적인이었다.
뉴스타파측은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를 근거로 형원준 대표가 Canda Group Ltd.의 주식 5만 주를 갖고 있다가 2006년 9월 25일 Yao Ying이라는 중국 국적인에게 양도하고 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형 대표는 이메일을 통해 “잠시 사외이사로 ERP, SCM 관련 자문 역할을 했던 중국 고객 회사로 솔루션 영업을 위해 일부 자문 지도만 하고 이사직을 사임했을 뿐 재무적 관계나 거래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뉴스타파측은 전했다.
SAP코리아는 이날 2차 명단 공개에서 형 대표가 포함됐지만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형 대표가 해명한대로 SAP코리아와는 관계없이 i2테크놀러지 지사장 시절의 일이고, 거론되고 있는 페이퍼 컴퍼니에 대해 현재 어떠한 관련성도 없기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국내외 IT기업의 대표들이 앞으로 추가로 명단에서 언급될 것인지 여부에 IT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00년도 중반이후, 중국 시장 공략에 국내 IT 업계가 활발하게 나섰고, 이 과정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ICIJ는 파나마 페이퍼스에 포함된 21만4000여곳의 명단 및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했으며 데이터베이스에 언급된 명단은 36만개 이상이다.
지난 4월 1차 공개 당시 ICIJ는 해당 문서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위,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그뮌 귄로이그손 당시 아이슬란드 총리,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등이 포함됐다고 밝힌 바 있고, 이후 귄로이그손 총리가 사임하는 등 거센 후폭풍이 불었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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