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질병코드 관리 반대” 문체부, 복지부와 갈등 예고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 복지부)가 지난 25일, ‘정신건강 종합대책(2016~2020년)’을 통해 인터넷·게임 중독을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관련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2013년에도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관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4대 중독법(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에 복지부도 찬성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의 정신건강 종합대책은 당시 4대 중독법을 빼닮아있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옛 한국게임산업협회) 김성곤 사무국장은 “복지부 본연의 사업을 해야 한다”며 “이미 소관부처가 관련해 대응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반대했다. 이어서 “협회 회원사들과 얘기를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최성진 사무국장은 “기업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전이다. 협회 차원에서 내용파악이 돼야 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론 (인터넷·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지) 과학적 입증이 안 된 것으로 아는데 인터넷까지 중독으로 묶인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의견을 냈다.
◆문체부 “게임중독, 질병으로 관리 반대”=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도 “질병코드를 받아 게임중독을 관리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업계와 같은 입장이라는 것을 확고히 했다. 이에 따라 향후 복지부가 정신건강 종합대책 세부계획을 추진할 때, 문체부와 정책 갈등이 예고된다.
최성희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질병코드를 받아 게임중독을 관리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복지부의 발표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 과장은 “학교에서 리터러시 교육(게임 이용자 주변 환경의 맥락과 문화를 이해하는 교육을 의미)을 하고 있다”며 “게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료과학적 관점보다는 사회과학적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선 (정부 주도의) 관리형으로 가기보다 자율적 책임 아래서 어떻게 활용이 될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중독 질병으로 관리’ 추진 근거 미비=복지부가 ‘정신건강 종합대책(2016~2020년)’의 근거로 삼은 것은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다.
복지부는 국민 100명 중 6명이 4대 중독자(알코올, 인터넷, 도박, 마약)로 추정된다는 당시 조사결과를 내놨는데, 여기에 게임중독자는 언급돼 있지 않다. 2011년 역학조사에서 게임중독에 대한 조사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관리하겠다는 종합대책의 추진 근거가 미약해지는 부분이다.
게임 이용과 관련한 최신조사는 따로 있다.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실시한 ‘2015 게임과몰입 종합 실태조사’가 그것이다. 조사표본은 전국 828개 초·중·고생 15만2841명이다. 2015년 기준 게임과몰입군은 전체 0.7%로 조사됐다.
2011년 역학조사에서 인터넷만 따로 떼놓고 보면, 18~29세 중독 유병률은 1.9%,다. 일반 성인의 1.0%가 인터넷 중독으로 인해 심각한 지장을 받는 것으로 조사결과에 나타났다. 국민 100명 중 6명이 4대 중독자라고 여러 조사를 뭉뚱그려 놓은 것과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결과다.
◆복지부 “5개년 계획, 연구용역 많이 해야”=복지부가 이번에 내놓은 ‘정신건강 종합대책(2016~2020년)’은 확정안은 아니다. 추후 세부계획이 나오게 된다.
신태환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사무관은 앞으로 많은 연구용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신 사무관에게 인터넷·게임중독 질병코드와 관련한 업계와 문체부의 입장을 전달하자 “정신건강 종합대책은 5개년 계획이다. 연구용역을 많이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질병으로 관리한다는) 확정 사유가 있다면 의학계와 전문가와도 논의를 해야 한다”며 “업계, 문체부와도 논의를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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