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에 빠진 마이크론…D램 업계 화두는 ‘원가절감’
미국 마이크론이 22일(현지시각) 2016년 1분기(2015년 9~11월)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33억5000만달러(약 3조9000억원),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순이익 2억4900만달러(약 29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전 분기 대비 6.9%, 37.5% 하락했으며 주가는 나스닥에서 전날보다 2.12% 떨어진 14.30달러를 나타냈다. 이후에도 실적불안에 대한 우려로 폐장 후 거래에서 0.49%가 더 하락했다.
마이크론의 주가는 지난 2014년 12월 5일 36.49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1년 10월 7일 기록한 4.95달러와 비교하면 아직 최악은 아니지만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은 2분기(2015년 12월~2016년 2월) 실적 전망치를 매출 29~32억달러, 순이익 -6000~2000만달러로 예상했다. 적자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마이크론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비교해 뒤쳐진 공정 때문이다. 그만큼 생산량과 수율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원가절감이 어렵다는 얘기다. 당장 목돈이 나갈 일도 문제다. 이노테라의 지분 67%를 41억달러(한화 약 4조8482억원)에 매수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25억달러(약 2조9500억원)의 회사채 발행, 10억달러(1조1800억원)의 자사주 매각을 실시했다.
이노테라 인수에는 중국의 D램 공세를 사전에 차단함과 동시에 원가절감의 목적이 강하다. 이노테라는 지난 2003년 난야와 인피니언이 만든 합작법인이다. 2008년 인피니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33%를 마이크론이 인수한바 있다. 인피니언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시점부터 이노테라가 생산하고 있는 D램을 공급받고 있었으나 가격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른 주주와 이익을 공유해야 했기 때문인데 지분을 모두 인수했으니 생산원가에 D램을 공급받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원가절감률에서 이득을 봤다.
다만 회사채 발행, 자사주 매각과 함께 이노테라의 주당 매각 가격을 30대만달러(약 1만원, 전날 종가보다 30% 프리미엄)에 사들였다는 점에서 당장의 실적부담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D램 업계는 마이크론의 원가절감 추이에 따라 최대한의 이익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현재 D램 가격이 거의 반토막이라 또 다른 허리띠 졸라매기가 필요하다. 마이크론은 2016년에 1x나노 D램 생산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 2016년 2분기,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각각 18나노 D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공정전환 시기가 관전 포인트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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